[정용교, 포은공파종약원 대의원]
연일정씨홈페이지 www.yuniljung.com
“형양”은 모두 황하유역의 중국 중원에 있는 동일지명이다. 영일정씨 시조 형양공을 왜 형양이라 칭호했으며, 남북조시대의 형양정씨와는 어떠한 관련이 있을까?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중국사서中國史書에 보이는 정鄭나라는 어떤 제국諸國이었을까? 춘추초기春秋初期에 분봉된 열국列國의 수는 100~180여국으로 추정하는데 열국列國중에는 중원中原에 위치한 노魯·정鄭·위衛·송宋·진陳 등의 중원제국中原諸國은 모두 서주시대西周時代의 찬란한 예교문화禮敎文化를 이어받아 문화가 고도로 발달되었다. 또한 동주東周를 중심을 한 지정학적地政學的 위치와 선진문화로 인해 춘추초기에는 국제정치의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이 중원제국은 황하양안黃河兩岸을 중심으로 상호 밀집密集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성장과 발전에 한계가 있어 결국 소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춘추시대의 열국 중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냈던 제국이 정나라였다. 정국은 무공武公때에 주왕실周王室의 사도司徒로서 주왕실의 부흥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동천東遷 시에는 진晋과 더불어 평왕平王(기원전 771~720)을 옹립하여 동주건설에 큰 공을 세우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국의 세력이 급격히 발전하자 정국은 주왕실의 권위를 부정하는 일을 자행했으므로 주환왕周桓王(기원전 720~697)의 정벌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주환왕은 정국에 패한 후 주왕실의 위엄과 권위는 크게 실추失墜되고 정치중심은 주왕실에서 중원동방의 제국으로 이전되니 노魯·제齊·정鄭·채蔡·송宋·진陳 등의 열국은 서로 대립과 충돌이 야기되었다.
열국 중에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던 정국은 노나라 은공隱公(기원전 722~712) 원년에 정나라 무공이신申나라 제후諸侯의 딸 강씨姜氏를 부인으로 맞이하였는데 무강武姜이라 하였다. 무강은 맏아들 장공莊公과 그 아우 공숙단公叔段을 낳았는데 장공莊公을 출산할 때 난산難産이라서 어머니 무강을 크게 놀라게 했으므로 그 이름을 오생寤生이라 지었다. 그리하여 무강은 장공을 몹시 미워하고 공권단公○段을 편애偏愛하였으며 무공武公에게 공권단公○段을 태자太子로 세울 것을 여러번 요청했으나 허락하지 않았다.
그 후 장공莊公이 즉위하게 되자 무강는 공숙단公叔段을 제읍制邑에 봉封해줄것을 요청하니 장공莊公이 말하기를 “제制라는 땅은 요해지要害地입니다. 옛날에 괵숙○叔도 그곳에서 죽었습니다.”라고 그 어머니와 아우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설득했다. 강씨는 다시 “경京”이란 곳을 요청하니 장공도 이를 허락하고 그곳에서 공숙단을 살게 하니 세인들이 단을 보고 경성대숙京城大叔이라고 불렀다. 지방의 도성인 경은 정나라 서울과 그 크기가 대등할 정도라고 했으며 그 주註에 “경성은 지금의 형양현滎陽縣 동남쪽을 말하고 경성이라 한 것은 경의 성이 제후의 도성에 비할 만큼 크기 때문에 경성이라 부른 것이다”라고 했다. 이와 같이 정나라의 형양현이란 지명이 춘추경전春秋經典에 보인다.
다음으로 중국 역사서에 형양이란 지명이 기록된 것은 춘추시대 중원열국中原列國간의 패권覇權 다툼이 치열했을 때 성복전투城○戰鬪가 열국간의 질서 유지와 친목도모와 및 이족異族의 침입을 막는 동기가 되었다.
기원전 632년 초楚가 진陳, 채蔡, 정鄭, 허許의 군주와 함께 송宋을 공격하자 진晋은 황하黃河를 건너 위衛와 조曹를 항복시킨 후 제齊와 진秦, 송宋의 군대와 연합하여 초楚를 공격하였다. 이때 진晋은 전쟁에 유리한 지역인 성복까지 의도적으로 물러나자 초楚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무리하게 추격하다가 진晋의 전략에 빠져 성복전투에서 크게 대패하였다.
진晋은 귀국길에 천토踐土에서 주왕을 모셔다가 제후들과 함께 회맹會盟을 하고 전리품을 주왕에게 바쳤다. 춘추시대 존왕양이尊王攘夷와 계절존망繼絶存亡의 형태가 잘 드러나 있는 사건인데. 여기서 성복은 산서성山西省 형양滎陽부근이라고 했다.
또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에 북위北魏의 사회구조가 정복민인 선비귀족鮮卑貴族과 피정복민인 한족漢族과 밀접한 제휴와 결속이 이루어져 호한胡漢사회가 성립되었으며 문벌사회가 형성되었다. 호한사회와 문벌사회를 더욱 촉진시켰던 것이 북위의 급속한 한화漢化정책이었으며 이 같은 문벌사회 및 그 질서를 대표한 것이 효문제孝文帝(기원후 471~499)가 발표한 성족분정책姓族分定策이었다.
후한後漢이래의 한인漢人사회에서는 각 군郡에서는 명족名族을 헤아리는 풍속風俗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범양노씨范陽盧氏, 청하최씨淸河崔氏, 형양정씨滎陽鄭氏, 태원왕씨太原王氏, 농서이씨○西李氏등의 오성五姓이 유명하였다. 북위는 이 오성을 왕실과 통혼通婚할 수 있는 우위성優位姓으로 인정하고 또한 선비족 중에서 목穆씨, 육陸씨, 하賀씨, 류劉씨, 루樓씨, 우于씨, 혜○씨, 위尉씨의 팔성은 도무제道武帝(기원후 386~409)이래 최고의 훈작을 받은 가문이었기 때문에 한족의 오성과 동급의 우위를 인정받았다. 북위는 성악盛樂에서 평성平城(산서성 대동)으로 수도를 옮긴 후 그 세력이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피정복민인 한족은 최호崔浩의 국사필화國史筆禍 사건으로 청하최씨 일문은 물론 최문과 인척관계를 맺고 있던 한족의 다른 성족도 이 필화사건으로 주살誅殺되거나 관계官界에서 축출逐出되었는데 그 수효가 수없이 많았다고 한다.
이상과 같이 중국역사서에 보이는 “형양”은 모두 황하유역의 중국 중원에 있는 동일지명이다. 영일정씨 시조 형양공을 왜 형양이라 칭호했으며, 남북조시대의 형양정씨와는 어떠한 관련이 있을까?
형양선생실기(국역본P115)에 “점필재금문간공종직?畢齋金文簡公宗直이 쓴 청구풍아靑邱風雅 주註에는 공의 관벌官閥을 쓴 다음에 봉封형양공이라 썼으니 점필재가 어디에 근거를 하여 이 말을 썼는지는 알 수 없으며, 이제와서 상고할 수 없으나 그러나 점필재와 같은 현명한 분이 반드시 근거없이 이렇게 쓰겠는가? 일찍이 성주이씨의 보첩을 보았는데 그 상세에 농서공으로 봉한 분이 있었는데 대게 형양과 농서는 다 중국의 지명이라. 그 혹시 우리 동국의 통속이 중국을 모향慕嚮하여 그 수작授爵할 때에 중국의 저성著姓의 지명을 인하여 습봉襲封하는 예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공을 형양공이라 호칭한 것은 실로 백세공전의 칭호라 파한집破閒集의 일어一語를 근거하여 공을 형양공이라 칭호하였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런데 성주이씨는 그 씨족연원을 보면 중시조 이장경의 손자 이승경이 원나라에 들어가 벼슬을 하면서 공적을 세웠으므로 원황제가 선칙宣勅으로 그의 조부를 농서군공○西郡公으로 추봉하였으며, 한때에는 성주이씨를 농서이씨라고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우리 시조공을 점필재가 봉형양공이라고 호칭한 근거는 알 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근거는 있지만 그 근거를 밝혀내지 못했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춘추시대 정나라에는 형양현이 있었으며 남북조시대에는 귀족문벌로 형양정씨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역사서에 전하니 봉형양공과는 혹시나 어떠한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자료원] : 포은공파 종보26호, 중국통사(이춘식, 신승하 공저), 춘추경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