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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용인에 거주하던 대종손 정의열의 언문편지
-포은 정몽주 선생 대종손들의 애뜻한 가족사 엿보여
이 언문편지는 포은 정몽주 선생의 대종손 정의열이 1923년 9월 19일 황해도 송화군 장양면 자양리 종손 본가에 보낸 언문편지이다. 이 편지내용을 분석해 보면 발신자의 이름은 정의열이지만 실제로 이 편지를 쓴 사람은 정의열의 모친이 보낸 것으로 보여진다.
이 언문편지 내용 중 일부분을 살펴보면 "달포 궁금하던 차에 글씨보고 탐탐하기 충양없다. 연하여 몸이나 성성하야 너의 부모 평안하다. 조모도 더구나 그 몹실 지절돗 통하여 더하여 철수도 충실하다. 소댁 혼인일은 일화허구 할아버지허구 서울가서 흥정은 하여 왔나 보내거든 방도 안 쓰고 안방하나만"이라고 적혀있다. 종손부의 집안 대소가의 궁금한 일과 손자의 근황도 알려주고 있는 언문편지이다.
조모님의 편지내용 중에 철수가 나오는데 철수는 이 편지를 보낸 조모의 손자로 포은 정몽주 선생의 대종손이 된다.
철수는 보성전문(고려대학교 전신) 법과에 재학 중 1944년 학병으로 끌려갔다가 중국 산동성 성도인 제남에서 탈출해 팔로군에 투항하여 고철이란 가명으로 항일운동을 했다. 해방 이후 국공내전으로 귀국하지 못하고 길림에 조선중학교를 설립해 교장에 취임했으며 연변대학교 재직 시에는 조선민족의 숙원사업의 하나인 조선민족발자취 총서를 편찬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된다.
그 후 40여년만인 1985년 능골 고향집으로 돌아와 평생을 수절하며 종가를 지키고 살아온 부인 하씨와 가슴 미어지는 상봉을 했다.
[出典]김성근 [한국학연구소], 동부신문 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