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나는 송강의 한글 작품에 매료되어 송강의 한시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송강의 시조와 가사는 천년의 獨步라 할 수 있으리만큼 뛰어나다. 그런 그의 시적 재주와 흥취를 우리는 한글작품 뿐 아니라 한시 작품에서도 함께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비단 송강의 문학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전문학은 한문과 한글- 이 두가지 언어 체계로 이루어진 문학이다. 싫던 좋던 우리는 반드시 이 두 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느 한쪽만을 중시한다면 그것은 한쪽을 잃어버린 절름발이에 불과하다. 종래의 국문학에서는 한문학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듯 하다. 그것은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그 결과는 엄청난 양의 민족의 고귀한 문화유산을 먼지가 되게 하는 길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 하였거늘 우리가 어찌 스스로, 우리의 미래에 있어 더 없이 소중한 아름다운 토양을 버릴 것인가. 우리는 우리 선조들이 이룩해 놓은 그 토양에서 다시 찬란한 열매와 꽃을 피워 내야한다. 뿌리를 잘라 내고 커다란 번영을 꿈꾸는 것은 자신의 몸을 자르고서 스스로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 글은 되도록 원문 이해에 중점을 두고 번역하였다. 그것은 번역문을 어디까지나 원문으로 다가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시의 운치는 애초에 한글 번역이 불가능한 글이다. 독자들은 더 더욱 원문 중심으로 글을 읽어주시기 바란다. 또한 처음 마음처럼 잘 되지는 않았지만 번역함에 있어 다양한 어조를 살리기 위해 송강의 한글작품과 용비어천가에서부터 김영랑, 윤동주에 이르기 까지 두루 참고하였음을 밝힌다.
이 글은 애초에 국역송강집이 없었다면 시작도 할 수 없었던 글이다. 초역자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많은 시간 지극한 애정으로 가름침을 베풀어 주신 정경주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이 글은 결코 마무리를 짓지 못하였을 것이다. ─부끄러움으로 말문마저 막힌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이 글을 감히 세상에 보이는 것은 나의 욕심이거나 우둔함일지도 모른다. 나는 江湖諸賢의 꾸지람을 기다리며 나의 이 글이 세상에 죄가 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2000. 9. 9 金注秀 譯(주소] 부산시 동구 범일6동 1510-55번지)
◐1.秋日作(가을날 짓다)
| 原本 | 풀이 |
| 山雨夜鳴竹 草○秋近床 流年那可駐 白髮不禁長 |
산에 밤비가 댓잎에 울고 풀벌레는 가을이라 침상 가까이에 있네 흐르는 세월을 어찌 머물게 하리 백발이 자람을 금할 수 없나니 |
◐2. 平湖堂 二首 (평호당 2수)
| 原本 | 풀이 |
| 宇宙殘生在 江湖白髮多 明時休痛哭 醉後一長歌 |
우주에 남은 쇠잔한 인생이여 강호에 백발만 많아라 밝은 때라 통곡도 못하고서 취한 후에 길게 노래나 하노라 |
| 原本 | 풀이 |
| 遠岫頻晴雨 漁村乍有無 孤舟一片月 萬里照平湖 |
먼 산자락 자주 개었다 흐렸다 하니 어촌이 잠깐 있었다 없었다 하네 외론 배에 한 조각 달만이 만리의 평호를 비추나니 |
◐3. 別退陶先生(퇴계선생과 이별하며)
| 原本 | 풀이 |
| 追到廣陵上 仙舟已杳冥 秋風滿江思 斜時獨登亭 |
뒷쫓아 광릉에 이르렀거늘 仙舟는 이미 떠나 아득하고나 가을바람 이는 강가에 그리움만 가득하나니 지는 해에 홀로 정자에 올라라 |
◐4. 祝堯樓(축요루)
| 原本 | 풀이 |
| 去國一千里 天涯又見秋 孤臣已白髮 獨上祝堯樓 |
나라 떠난 천리 밖 하늘 끝에서 또 가을을 대하네 외로운 신하는 이미 백발이 되나니 홀-로 축요루에 올라라. |
◐5. 滌襟軒雜詠 三首(척금헌잡영 3수)
冠岳晴雲(관악의 개인 구름)
| 原本 | 풀이 |
| 何物得長生 浮雲亦多事 飛揚遠水邊 起滅長空裏 |
어떤 物이 오래도록 한가할까 뜬구름 역시 일이 많나니 먼 물가에서 날아올랐다가 긴 하늘 속으로 일었다 사라지노라. |
平郊牧笛(평교 목동의 피리소리)
| 原本 | 풀이 |
| 人間足是非 世上多憂喜 牛背笛聲人 天遊吾與爾 |
인간에는 시비가 많아서 세상에는 기쁨과 근심도 많아라 소등에 피리 부는 이여 天遊는 그대와 나 뿐이네. |
[天遊] 자연을 벗하여 사물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움.
前江漁唱(앞 강 어부의 노래)
| 原本 | 풀이 |
| 歌起蓼花灣 江童理漁○ 幽人初罷眠 落月隨歸棹 |
여뀌꽃 물굽이에 노래소리 일고 강촌의 아이는 가리를 손질하네 묻혀 사는 이 막 잠에서 깨니 돌아오는 배 따라 달도 지어라 |
◐6. 棲霞堂雜詠 四首(서하당잡영 4수)
松窓(송창)
| 原本 | 풀이 |
| 倦客初驚睡 中宵獨倚窓 無端萬壑雨 十里度前江 |
게으른 객이 갓 놀라 깨어 한밤에 홀로 창가에 기대니 무단히 만 골짝에 비가 내려 십리 앞 강을 지나네 |
書架(서가)
| 原本 | 풀이 |
| 仙家靑玉案 案上白雲篇 ○水焚香讀 松陰竹影前 |
仙家에 청옥 책상 그 위에 ‘백운편’ 손 씻어 향 사르고 읽으니 솔 그늘에 대 그림자 앞에 어울려 |
琴軒(금헌)
| 原本 | 풀이 |
| 君有一張琴 聲希是大音 大音知者少 彈向白雲深 |
그대에게 한 장 거문고 있어 소리가 세상에 드문 대음일세 대음을 알아주는 이 적어서 흰구름 깊은 곳에서나 타시는가 |
藥圃(약포)
| 原本 | 풀이 |
| 造化生生意 春天一雨餘 從來有道骨 不必養生書 |
조화옹의 낳고 낳는 뜻을 봄 하늘 한 줄기 비 뿌린 후에 알겠네 지금껏 도골은 있어 왔나니 양생서가 꼭 필요한 건 아니라네 |
◐7. 息影亭雜詠 十首(식영정잡영 10수)
1.蒼溪白石(푸른 시냇가 하얀 돌)
| 原本 | 풀이 |
| 細○長長練 平鋪瀁瀁銀 遇風時吼峽 得雨夜驚人 |
곱게 다린 긴긴 물결 반드럽게 깔린 찰랑이는 은결 바람을 만날 때면 골짝일 울리고 비를 얻은 밤이면 사람을 놀래키네 |
[식영정] 김성원이 스승 임억령을 위해 1560년에 지은 정자이다. 전라남도 담양군에 있으며, 식영정잡영 십수는 정철이 스승 임억령의 시에 차운한 시이다.
[練] 베를 의미하는데 물결의 비유다.
2.水檻觀魚(물우리에 고기를 보다)
| 原本 | 풀이 |
| 欲識魚之樂 終朝俯石灘 吾閒人盡羨 猶不及魚閒 |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고 싶어서 아침이 다하도록 돌여울을 들여다 보았네 나의 한가로움을 모두들 부러워하지만 오히려 물고기의 한가로움엔 못 미친다네 |
3.陽坡種瓜(陽坡에 오이를 심다)
| 原本 | 풀이 |
| 身藏子眞谷 手理邵平瓜 雨裏時巡圃 閒來着短○ |
자신곡에 몸을 숨기고 소평의 오이를 심어라 비 속에서도 채마밭 돌고서 짧은 도롱이 쓰고 한가하게 돌아온다네 |
[자진곡] 漢나라시대의 도인 鄭子眞이 谷口에 살던 것을 이름. 이후로 정씨의 범칭.
[소평] 秦나라 東陵候였던 소평은 나라가 망하자 벼슬을 버리고, 장안성 동쪽에 오이를 심고 살았다 한다.
4.環碧龍湫 (푸름 두른(環碧堂) 용추)
| 原本 | 풀이 |
| 危亭俯凝湛 一上似登船 未必有神物 肅然無夜眠 |
높은 정자에서 물 굽어보나니 한 번 올라보면 배에 오른 듯 꼭 신물(용)이야 있으랴만 숙연하여 잠 못 이루네 |
[凝湛] 물이 괴어 깊고 맑음. 혹은 마음이 맑고 잔잔함을 비유.
5.松潭泛舟(송담에 뜬 배)
| 原本 | 풀이 |
| 舟繫古松下 登寒雨磯 水風醒酒入 沙鳥近人飛 |
오래된 소나무 밑에 배 매어 놓고 객이 치운 비 내리는 물가를 오르네 물가 바람은 술을 깨우고 모랫가 새는 사람 곁으로 날으네 |
6.石亭納凉(석정에서 서늘함을 즐기다)
| 原本 | 풀이 |
| 萬古蒼苔石 山翁作臥床 長松不受暑 虛壑自生凉 |
만고에 푸른 이끼 앉은 돌 산 늙은이의 臥床이 되었나니 큰 소나무라 더위도 받지 않고 빈 골짝에 서늘한 기운 절로 솟네 |
7.平郊牧笛(평교의 목적소리)
| 原本 | 풀이 |
| 飯牛烟草中 弄笛斜陽裏 野調不成腔 淸音自應指 |
이내 낀 풀밭에서 소 먹이고서 석양 속에 피리를 부나니 시골 노래라 가락이야 맞진 않지만 맑은 소리 절로 손가락에 응하네 |
[腔] 곡조(가락)강.
8.斷橋歸僧(단교에서 돌아오는 승)
| 原本 | 풀이 |
| ○○林鴉集 亭亭峽日○ 歸僧九節杖 遙帶萬山雲 |
어둑어둑 숲에 까마귀 모이고 亭亭한 골짜기도 어스레한데 구절장 지고서 돌아오는 저 스님 멀리서 만산의 구름을 둘렀네 |
[○○] 환하지 아니한 모양. 해가 질 무렵의 어스레한 모양.
[亭亭] 아름다운 모양. 예쁜 모양. 혹은 우뚝 솟은 모양.
9.白沙水鴨(흰 모래 위에 조는 오리)
| 原本 | 풀이 |
| 風搖羽不整 日照色增姸 ○罷水中浴 偶成沙上眠 |
바람이 흔드니 깃이 너울너울 햇살 비추어 색 더욱 곱구나 물 속에 목욕 금방 끝내곤 어느새(우연히) 모래 위에서 조나니 |
[○罷] 마치자 마자.
10.仙遊洞(선유동)
| 原本 | 풀이 |
| 何年海上仙 棲此雲山裏 ○○撫遺○ 白頭門下士 |
어느 해에 바다 위 신선께서 이 구름 산 속에 깃드셨나 유적(遺跡)을 어루만지며 슬퍼하고야 흰 머리 문하의 선비가 |
[海上仙] 스승 임억령을 말한다.
◐8. 飜曲題霞堂碧梧(번곡을 서하당 벽오동나무에 쓰다)
| 原本 | 풀이 |
| 樓外碧梧樹 鳳兮何不來 無心一片月 中夜獨徘徊 |
다락 밖에 벽오동 나무 있건만 봉황새는 어찌 아니 오는가 무심한 한 조각 달만이 한밤에 홀로 서성이누나 |
◐9. 遙寄霞堂主人 金公成遠(멀리 서하당 주인에게 부치다 김성원공)
| 原本 | 풀이 |
| 骨肉爲行路 親朋惑越秦 交情保白首 海內獨斯人 |
골육간에도 길을 달리하고 친한 벗도 혹은 앙숙이 되나니 사귀여 늙도록 지키기는 천지에 그대 하나 뿐이네. |
[爲行路] 서로 길을 떠난다는 뜻.
[越秦] 월나라와 진나라 서로 원수지간을 뜻함.
◐10.贈金君瑛 二首(김군 영에게 주다 2수)
1.
| 原本 | 풀이 |
| 積雪留歸客 松黃煖夜杯 十年如逝水 逝水不重來 |
쌓인 눈이 돌아가는 객을 붙드니 관솔불 피워 밤에 술 데우네 십년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고야 흘러간 물은 다시 오지 않나니 |
2.
| 原本 | 풀이 |
| 步武辭靑○ 茅茨對碧山 行藏醉醒裏 ○跡是非間 |
궁궐을 하직하고 나와 모옥에서 청산과 마주하네 취했다 깼다하는 그 속에 모습 감췄나니 종적이야 시비 속에 두고서. |
[步武] 걸음걸이. 보는 6척 무는 그 절반.
[靑○] 궁궐의 문. 漢나라 때 궁문에 쇠사슬을 같은 모양을 새기고 푸른 칠을 했음을 이름..
◐11. 宿松江亭舍 三首(송강정사에서 자면서 3수)
1.
| 原本 | 풀이 |
| 借名三十載 非主亦非賓 茅茨○盖屋 復作北歸人 |
삼십년을 이름만 빌렸으니 주인도 아니요 객도 이니지 띠풀로 겨우 지붕이나 이고서 다시 북으로 가는 사람일 뿐 |
2.
| 原本 | 풀이 |
| 主人客共到 暮角驚沙鷗 沙鷗送主客 還下水中洲 |
주인과 객이 함께 도착할 때엔 저물녘 沙鷗가 놀래이더니 (지금은) 주객을 전송하고자 도리어 물가 모래톱으로 내려오고나 |
3.
| 原本 | 풀이 |
| 明月在空庭 主人何處去 落葉掩柴門 風松夜深語 |
빈 뜰에 달은 밝은데 주인은 어디를 갔을까 낙엽은 사립문을 가리고 바람과 솔이 밤 깊도록 이야기 하네 |
◐12. 懷河西(하서를 그리며)
| 原本 | 풀이 |
| 東方無出處 獨有湛齋翁 年年七月日 痛哭萬山中 |
동방엔 출처 없더니 유독 담재옹이 있었네 해마다 7월 7석이면 만산에 통곡하노라 |
河西一號湛齋,每値仁廟諱辰前期,携酒入山醉後號哭無節云 하서의 별호는 담재이다. 매번 인묘 忌日을 맞으면 술을 가지고 산으로 들어가 취한 후에 통곡하여 절제을 잃었다 한다.
[出處] 벼슬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일.
◐13. 訪重興寺(중흥사를 방문하고서)
| 原本 | 풀이 |
| 一別中興寺 悠悠二十年 靑山猶舊色 白髮已蕭然 |
중흥사 한 번 이별한 후 아득히 20년이나 지났구나 청산은 옛 빛깔 그대론데 백발은 이미 쓸쓸만 하네 |
◐14. 題三角山龕(삼각산 감에 쓰다)
| 原本 | 풀이 |
| 寺在三峰外 懸崖第幾層 山中正積雪 盡日不逢僧 |
세 봉우리 밖에 절이 있어 매달린 낭떠러지는 몇 층인고 산중이라 그대로 눈은 쌓이고 종일토록 스님을 못 만났나니 |
◐15. 逢僧寄栗谷(스님을 만나 율곡에게 부치다)
| 原本 | 풀이 |
| 折取葛山葵 逢僧寄西海 西海路漫漫 能無顔色改 |
갈산에서 아욱 꺾어 스님 만나 서해로 부치네 서해 길은 멀고 아득하니 안색이나 고치지 마시길 |
◐16. 紫竹杖送牛溪(자죽장을 우계에게 부내다)
| 原本 | 풀이 |
| 梁園紫竹杖 寄與牛溪翁 持此向何處 破山雲水中 |
양원의 자주빛 대지방이 우계옹에게 부치노라 이걸 가지고 어디로 가냐면 파산의 저 운수 속으로 |
◐17. 寓居東郊主人不在(동교에 우거하는데 주인이 없네)
| 原本 | 풀이 |
| 古木棲寒鵲 空堂無主人 東村老桃發 又送一年春 |
고목에 쓸쓸히 까치는 깃들고 집은 비어 주인은 없구나 동녘 마을에 늦봉숭아꽃 피었으니 또 한 해의 봄을 보내는구나 |
◐18. 洛下逢金希閔克孝書贈(서울에서 김희민'극효'을 만나 써서 주다)
| 原本 | 풀이 |
| 土窟留連飮 于今十一年 容顔各衰換 懷抱尙依然 |
토굴에서 머물며 술마시던 일 벌써 11년이나 되었네 얼굴이야 서로 다 쇠하였지만 회포야 오히려 의연하고나 |
◐19. 去國(나라를 떠나와서)
| 原本 | 풀이 |
| 去國魂頻逝 傷時○已秋 終南一千里 歸夢幾時休 |
나라를 떠나왔지만 혼이야 자주 가나니 때를 슬퍼하여 귀밑머리 이미 세었네 종남산 일천리의 돌아가는 꿈 어느 때에 쉬려나 |
◐20. 竹林家對月(대나무숲 집에서 달을 대하며)
| 原本 | 풀이 |
| 舊歲靑天月 迎之白玉堂 如何東嶺影 照此竹林觴 |
지난해엔 靑天에 저 달을 백옥당에서 맞았더니 (오늘은) 어찌하여 동령에 달 그림자 줄림의 술잔 속에 비추나뇨 |
◐21. 楓嶽道中遇僧(금강산 길에서 중을 만나다)
| 原本 | 풀이 |
| 前途有好事 僧出白雲間 萬二千峯樹 秋來葉葉丹 |
앞 길에 좋은 일이 있는가 스님이 흰 구름 새를 나가네 일만 이천봉에 나무는 가을되어 잎잎마다 단풍지나니 |
◐22. 江亭(강가 정자)
| 原本 | 풀이 |
| 日夕江風起 波濤自擊撞 山翁睡初罷 忽忽倚虛窓 |
해질 무렵 강바람 이노니 파도야 절로 치누나 산 늙은이 잠에서 갓 깨어 멍하니 빈 창에 기대었고야 |
◐23. 絶句(절구)
| 原本 | 풀이 |
| 嶺海無消息 風塵有是非 一生長作客 萬事獨關扉 |
영해엔 소식도 없는데 풍진(속세)엔 시비만 있어라 한 생을 길이 객이나 되려니 만사를 버리고서 홀로 문 잠그네 |
[嶺海] 湖南, 湖北의 兩省. 모두 五嶺의 남쪽에 있어 바다와 가까우므로 이름.
◐24. 月夜(달밤)
| 原本 | 풀이 |
| 隨雲度重嶺 伴月宿虛○ 晨起解舟去 麻衣淸露霑 |
구름 따라 여러 고개를 넘어 달 벗하고 빈집에서 잤지요 새벽에 일어나 배 풀어 떠나니 베옷에 맑은 이슬이 젖지요 |
◐25. 題雪梅詩卷(설매의 시권에 쓰다)
| 原本 | 풀이 |
| 片片窮○雪 刀刀萬壑風 僧來無一語 燈火五更中 |
조각조각 처마에 눈은 쌓이고 윙-윙 만 골짝에 바람은 이는데 스님은 와서 말 한마디 없고 등불만 오경중에 빛나고야 |
◐26. 統軍亭(통군정)
| 原本 | 풀이 |
| 我欲過江去 直登松○山 西招華表鶴 相與戱雲間 |
내 이 강을 건너가서 곧바로 송골산에 올라 서으로 화표학 불러다가 구름 사이에서 함께 노닐고져 |
[華表鶴] 漢나라 사람 丁令威는 太○觀의 道士로 후에 학이 되어 華表柱에 날아앉아 말하기를 ‘有鳥有鳥丁令威 去家千年今始歸 城郭如古人民非 何不學仙塚累累’라 하였다.
[통군정] 평안도 의주에 있는 정자. 서북쪽 국경의 거점이었던 의주성의 군사 지휘처로 쓰였음.
◐27. 靈泉窟(영천굴)
| 原本 | 풀이 |
| 萬古靈泉窟 三天小洞門 窓前巢翡翠 ○際宿歸雲 |
만고에 영천굴은 삼천에 소동문이라 창문 앞에 비취색 둥지 있고 처마 끝엔 구름도 잤다가 가네 |
◐28. 萬師臺(만사대)
| 原本 | 풀이 |
| 南溪沐余髮 更上萬師臺 服食從渠住 時看羽客來 |
남쪽 시냇가에 내 머리 감고서 다시금 만사대에 오르네 복식이야 渠住를 따르지만 때때로 신선 오심을 본다네 |
[羽客] 날개가 달린 신선.
◐29. 金剛山雜詠(금강산 잡영)
| 原本 | 풀이 |
| 穴網峯前寺 寒流對石門 秋風一聲笛 吹破萬山雲 |
혈망봉 앞에 절이 있어 치운 물이 석문이랑 대하고 있네 가을 바람 속에 피리 소리 하나가 만산의 구름을 뚫나니 |
◐30. 題山僧軸(산승의 시축에 쓰다)
| 原本 | 풀이 |
| 曆日僧何識 山花記四時 時於碧雲裏 桐葉坐題詩 |
역일이야 산승이 어찌 알리요 산 꽃으로 四時를 아나니 때때로 푸른 구름 속에서 오동잎에 앉아 시를 쓴다네 |
◐31. 示李敬賓 二首(이경빈에게 보이다 2수)
1.
| 原本 | 풀이 |
| 溪寒敬賢院 月近喚仙亭 釣罷携餘興 沙頭有玉甁 |
찬 시냇가 경현원에 달 가까운 喚仙亭이라 낚시 파하고 남은 흥 가시고서 모랫가에서 옥병(술)을 마시네 |
2.
| 原本 | 풀이 |
| 小築臨溪上 幽懷寄竹林 淸風夜半起 草屋奏鳴琴 |
시냇가에 조그만 집을 짓고 그윽한 회포 죽림에 부치노라 맑은 바람 밤중에 이노니 초옥에서 거문고 타서 울리네 |
◐32.聯句(연구)
| 原本 | 풀이 |
| 秋雲低薄暮 別意醉中生河西 前路崎嶇甚 相留多少情 |
가을 구름은 저물녘 나직도 한데 이별의 정은 취중에 이네.(하서) 갈 길은 기구하기만 하니 서로 머물고 싶은 다소의 정이여 |
[相留] 서로 머물고 싶어함.
◐33. 卽事(즉사)
| 原本 | 풀이 |
| 萬竹鳴寒雨 ○○江漢心 幽人自多事 中夜獨橫琴 |
萬竹에 추운 비가 울고 멀리 멀리 江漢의 마음 묻혀 사는이 스스로 일도 많아 밤중에 홀로 거문고 탄다네 |
◐34. 村居雜興(시골에서의 흥)
| 原本 | 풀이 |
| 年年禾滿野 處處酒盈○ 肯泣楊朱路 寧悲宋玉秋 |
해마다 벼는 들에 가득하고 곳곳마다 술은 항에 출렁이네 양주처럼 길에서 우올까 아니면 송옥의 가을을 슬퍼할까 |
[楊朱泣崎] 양주가 갈림길에서 울었다는 고사. 淮南子說林에 ‘楊子見岐路而哭之爲其可以南可以北’이라 하였다.
[宋玉] 楚나라 사람으로 일찍이 悲秋賦을 이었음.
[○] 꼴을 뜻함. 술을 그르기 때문에 술단지를 이름.
◐35. 竹樓聯句(죽루에서의 연구)
| 原本 | 풀이 |
| 卜夜開情飮 靑燈暎竹樓而順 醉歌如有助 高處碧雲留 |
밤을 가려 정으로 술 마시니 푸른 등불은 竹樓에 비추누나 醉歌에 신명이 도우는 듯 높은 곳에 푸른 구름 머무는고야 |
[이순] 고경명의 자.
◐36. 大岾逢崔希稷棄 二首(대점에서 최기'희직'를 만나다 2수)
1.
| 原本 | 풀이 |
| 山村酒初熟 千里故人來 寸心論未盡 庭樹夕陽催 |
산촌에 술이 갓 익자 천리에서 벗이 왔네 寸心을 다 노하기도 전에 뜰에 나무는 석양을 재촉하나니 |
2.
| 原本 | 풀이 |
| 久病交遊廢 柴門風雪撞 山家有盛事 歲晩酒盈缸 |
병이 오래여 벗과 사귐도 폐하고 사립문엔 풍설만 치더니... 山家에도 좋은 일 있어 歲暮라 항아리에 술이 가득하여라 |
◐37. 萬日寺獨坐(만일사에 홀로 앉아서)
| 原本 | 풀이 |
| 有客身多病 棲棲湖海間 蒼茫北歸意 風雨滿空山 |
나그네 몸에 병도 많아 湖海 사이에 허둥되나니 북으로 돌아갈 뜻은 아득하기만 한데 풍우는 산에 가득하고야 |
[棲棲] 바쁘고 안정되지 아니한 모양.
◐38. 贈成重任輅(성중임'로'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勝日携○出 非關問酒旗 偶然閒問答 多事杏花時 |
날씨 좋아 지팡이 지고 나왔지 술집을 찾으려던 건 아니었네 우연히 한가하게 문답하나니 살구꽃 한-창 때로세 |
◐39. 出城(성을 나오다)
| 原本 | 풀이 |
| 安危去國日 風雨出城人 離思如春草 江南處處新 |
安危로 인해 나라를 떠나는 날 비바람 속에 성을 나왔네 이별의 생각은 봄풀 같나니 江南의 곳곳마다 새롭구나 |
◐40. 將適鷗浦舟中有作(장차 구포로 가려는 배에서 짓다)
| 原本 | 풀이 |
| 岸樹依依立 江波渺渺平 平生素輕別 於此轉多情 |
언덕에 나무는 무성히도 섰고 강 물결은 아득히도 반드럽고야 평생에 늘 이별을 가벼히 여겼더니 오늘에사 더욱 정만 이누나.(많구나) |
[依依] 무성한 모양.
[素] 평소.
◐41. 江亭對酒次柳郞中拱辰韻(강정에서 술을 대하며 유낭중'공신' 운에 차하다)
| 原本 | 풀이 |
| 調元手拙手 把酒卽眞人 富貴今猶在 江天萬柳春 |
나라 삶림은 비록 졸렬하지만 술 지면 바로 진인이라 부귀야 아직도 남았나니 강천엔 만버들에 봄이구나 |
[調元手] 조정에서 정치함을 이름. 정승의 비유.
◐42. 宜月亭 二首(의월정 2수)
1.
| 原本 | 풀이 |
| 白嶽連天起 城川入海遙 年年芳草路 人度夕陽橋 |
白嶽은 하늘에 다아 일어나고 城의 냇물은 바다로 들어 아득하나니 해마다 향기로운 풀길을 따라 사람들이 석양의 다리를 지나네 |
2.
| 原本 | 풀이 |
| 夕○生○○ 春酒滿○船 烽火休轉警 王師且壓邊 |
저녁 안개 담 위에 솟고 봄 술은 큰 술잔에 가득하네 烽火의 警報가 멈쳤나니 왕의 군사가 장차 변방을 제압하오리 |
[○○] 성 위에 쌓은 낮은 담.
[○船] 배 모양의 큰 술잔.
◐43. 戱李都事期男別妓(이도사 기남이 기생과 이별함을 놀리며)
| 原本 | 풀이 |
| 別路重重隔 愁○寸寸灰 靑山人獨去 暝樹鳥雙廻 |
이별은 길은 거듭거듭 막혔고 근심의 속은 마디마디 재가 되었네 사람은 청산을 홀로 가는데 저물녘 숲으로 새는 쌍으로 오네 |
◐44. 珍島舟中奉贈霞翁求和(진도의 배 안에서 하옹에게 봉증하여 화답을 구하다)
| 原本 | 풀이 |
| 三春餘幾日 百歲已殘生 海上烟花老 樽前病眼明 |
삼월의 봄은 몇 일이나 남았을꼬 백세면 이미 인생도 다하거니 바다 위 烟花는 늙었는데 술잔 앞에선 병든 눈이 밝고야 |
[煙花] 흐릿하게 보이는 꽃 혹은 妓女, 歌姬 또는 繁華.
◐45.奉呈烟○(연수에게 봉증하다)
| 原本 | 풀이 |
| 烟波望不極 日月思悠悠 愁倚碧梧檻 仙舟何處遊 |
연기 낀 파도 바라봐도 그지없고 밤낮으로 생각하는 맘 아득하기만 하네 시름겨워 벽오동 난간에 기대었나니 仙舟는 어느 곳에서 노시난고 |
◐46. 盧子平新作小艇于喚仙亭下要余共登 二首(노자평이 새로 작은 배를 만들어 환선정 아래다 두고 나를 청하여 함께 오르다 2수)
1.
| 原本 | 풀이 |
| 多事玉川子 亭前具小舟 竹輿時獨出 携酒月中遊 |
일 많은 옥천자 정자 앞에 작은 배 갖추고서 대수레로 이따금 홀로 나와선 술 지고 달 중에 노니는고야 |
2.
| 原本 | 풀이 |
| 水殘猶勝艇 吾衰尙引杯 今宵有殘月 醉後更登臺 |
물은 얕아져도 배를 이기듯 나는 쇠약해도 술을 마시노라 오늘밤에도 쇠잔한 달은 남았으니 취한 후에 다시금 대에 오르리라 |
[殘月] 날이 밝을 때까지 남아 있는 달. 새벽달.
◐47. 題山人詩軸(산인의 시축에 쓰다)
| 原本 | 풀이 |
| 求詩下靑山 無乃僧未閒 歸去閉石室 臥看雲往還 |
시 구하고자 청산을 내려오다니 차라리 스님도 한가하지 아니한가 돌아가 石頭室 닫고서 누워서 오가는 구름이나 보시길 |
[無乃] 차라리. 寧과 뜻이 같음. 無寧.
◐48. 村居値誕日感懷(촌집에 거하면서 임금의 탄신을 맞은 감회)
| 原本 | 풀이 |
| 竹日亭亭下 山○激激呼 今辰會慶節 愁臥老臣孤 |
댓잎에 해는 곱게곱게 져가고 산 바람은 세차게 부는구나 오늘은 마침 경절이거늘 늙은 신하는 외로워 시름겨워 누웠나니 |
[値] 該當하다, 만나다의 뜻.
[亭亭] 아름다운 모양.
[會] 마침의 뜻.
◐49. 霞堂夜坐(밤에 하당에 앉아서)
| 原本 | 풀이 |
| 移席對花樹 下階臨玉泉 因之候明月 終夜望雲天 |
자리 옮겨 꽃나무랑 대하고 계단 내려 맑은 샘에 다다랐지요 이 곳에서 밝은 달 기다리느니 밤이 다하도록 구름 하늘만 보았지요 |
◐50. 次林士久韻(임사구의 운에 차하다)
| 原本 | 풀이 |
| 雖爲戴帽人 本是耕田者 多少未歸心 海城風雨夜 |
비록 사모 쓴 이 되었지만 본시 밭 갈던 이라 多少의 못 돌아간 이 마음 바닷가 城 풍우치는 이 밤에... |
◐51. 題萬壽洞隣家壁 二首(만수동 이웃집 벽에 쓰다 2수)
1.題萬壽洞隣家壁(만수동 이웃집 벽에 쓰다)
| 原本 | 풀이 |
| 萬壽名山路 秋風病客來 淸愁同老杜 處處喜徵杯 |
만수동 명산 길을 가을 바람에 병든 객은 왔나니 맑은 시름은 두보와 같-아 곳곳마다 술 청하길 기뻐한다오 |
2.題淸源驛(청원역에서 쓰다)
| 原本 | 풀이 |
| 驛樓殘日酒 征馬楚山雲 樓下潺潺水 隨人出洞門 |
석양의 驛樓에서 술 마시는데 초산의 구름 속으로 말 달려가네 樓 아래에 졸졸 흐르는 물 사람 따라 동문 밖으로 가네 |
◐52. 寄東菴東菴許公震號 (동암에게 부치다. '동암은 허공진의 호다.')
| 原本 | 풀이 |
| 南海人長病 東菴月幾圓 梅花一枝夢 獨起五更天 |
남해의 사람은 오래도록 병에 누웠나니 東菴의 달은 몇 번이나 둥글었던고. 매화꽃 한 가지 꿈에 홀로 깨나니 오경의 하늘 뿐... |
◐53. 贈四止翁 (사지옹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四止菴中老 三年病裏人 湖山一杯酒 醉興不無神 |
사지암에 늙은이 삼년이나 병중에 있지요. 湖山의 한 잔 술 취흥에 신이야 없지 않나니 |
◐54. 酒席戱贈竹林守英胤 (술자리에서 죽림수'이영윤'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偶爾逢春酒 依然發舊狂 王孫休記憶 醉語大無當 |
우연히 봄 술을 만나 의연히 옛 광증 일어났네. 왕손이여 이를 기억하지 마시길 취중에 말이라 가당치도 않나니 |
◐55. 奉贈君會舊契 二首(옛 친구 군회에게 봉증하다 2수)
1.
| 原本 | 풀이 |
| 世分兼交道 蒼茫二十年 殘生各孤露 白首淚雙懸 |
세분에다 친교까지 겸했더니 창망히도 20년이나 지났구나. 남은 생이 각각이 고독한 이슬이 되어 백발의 두 눈에 눈물만 달렸구나 |
[世分] 世議. 세상의 議論.
2.
| 原本 | 풀이 |
| 世事長含淚 離懷獨對樽 月中三峽水 淸夜不堪聞 |
세상 일에 길이 눈물 머금었나니 이별의 마음 홀로 술잔을 대하네. 달-빛에 세 골짜기 흐르는 물은 밤이 맑아 참아 듣지 못할레라 |
◐56. 君會送酒色味俱佳詩以謝之 (군회가 술을 보냈는데 맛과 색이 모두 좋아 시로써 사례하다)
| 原本 | 풀이 |
| 一酌延豊酒 令人萬慮空 何須吸沆瀣 直欲御凉風 |
연풍주 한 잔에 사람의 만가지 시름 잊었나니 모름지기 이슬은 마셔서 무엇하리요 곧바로 서늘한 바람이야 부릴것을 |
[沆瀣] 이슬 기운 혹은 바다 기운.
[御] 바람을 부린다는 것은 바람 타고서 하늘을 오르고 싶다는 뜻.
◐57. 謝使相公來訪 四首(사상공이 찾아줌에 감사하며 4수)
1.
| 原本 | 풀이 |
| 老去病轉○ 山中久不出 佳期歲已○ 竹裏愁寒日 |
늙어 가니 병 더욱 깊어 산 속에서 오래도록 나오지 않았지. 아름다운 기약 세월은 이미 늦었나니 대나무 속에서 치운 날을 시름하노라 |
2.
| 原本 | 풀이 |
| 古峽烟霞滿 空庭鳥雀喧 今朝使華至 童子早開門 |
옛 골짜기에 연기와 놀 가득한데 빈 뜰엔 여러 새가 지저귑니다. 오늘 아침 사신 행차 이르러 동자는 일찍 문 열었다지요 |
[使華] 使者. 사신.
3.
| 原本 | 풀이 |
| 落日歸鴉亂 秋天古木昏 山中無過客 十日不開門 |
해는 져서 돌아오는 까마귀 어지럽고 가을 하늘은 고목이랑 어둑어둑 산중이라 지나는 이 없으니 십일 동안 문도 열지 않았네 |
4.
| 原本 | 풀이 |
| 天外故人來 他鄕客病久 山妻有好顔 瓮裏開新酒 |
하늘 밖에서 벗이 왔나니 타향에 객이 되어 병 든지 오래었지. 아내도 기뻐하여 좋은 얼굴로 항아리 속 새 술을 열어보네 |
◐58. 別林○檜 (사위 임회와 작별하며)
| 原本 | 풀이 |
| 北嶽啣杯客 東床坦腹人 林間對落日 醉後見天眞 |
북악에서 술 마신 객은 동상에 배 깔고 엎드린 이(사위). 숲 사이에서 지는 해를 대하고 취한 후에 天眞을 보인다네 |
[啣] 銜과 同字. 銜杯는 술을 마심.
[東床坦腹] 晉나라 극감이 왕씨에게 사위감을 구했는데 왕씨의 여러 子弟들은 모두 조심을 하는데 유독 왕희지는 東床에 배를 퉁기고 밥을 먹으며 못들은척 했다고 한다. 곧 사위를 이름.
◐59. 琴○ (금암)
| 原本 | 풀이 |
| 暝色生寒樹 秋聲入石灘 麻衣露全濕 江路月俱還 |
어두운 빛은 차가운 숲에서 나고 가을 소리는 돌여울로 드네. 베옷에 이슬 다복히 젖으며 강 길에 달과 벗하여 돌아오네 |
◐60. 淸源棘裏淸源江界別號 (청원의 귀양살이 중에'淸源은 江界의 별칭')
| 原本 | 풀이 |
| 居世不知世 戴天難見天 知心惟白髮 隨我又經年 |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을 모르고 하늘을 이고 있어도 하늘을 못 보네. 마음 알아주는 건 백발 뿐이어서 나를 따라 또 한 해를 보네노라 |
◐61. 詠新月 (새 달을 읊다)
| 原本 | 풀이 |
| 已下西岑否 將生東嶺時 丁寧語風伯 莫使片雲知 |
벌써 서산을 넘어갔는가 장차 東嶺에 다시 떠올 때는 정녕 풍백에게 일러서 조각 구름일랑 모르게 해야지 |
◐62. 自江都將下湖南舟中作 (강도에서 장차 호남으로 내려가는 배에서 짓다)
| 原本 | 풀이 |
| 正下蕭蕭葉 方生渺渺波 今當出塞日 誰憶大風歌 |
우수수 잎은 곧바로 떨어지고 바야흐로 파도는 아득히 일고... 변방을 나가는 오늘에사 누가 대풍가를 기억하리요 |
[大風歌] 漢고조가 고향인 沛 땅을 지나다가 老少를 모아 잔치를 베풀어 지었다는 노래.
◐63. 奉贈聽天沈相名守慶 (청천 심정승'수경'에게 봉증하다)
| 原本 | 풀이 |
| 黃閣淸樽日 門生座主詩 回頭已往跡 白髮共絲絲 |
황각에서 맑은 술 마시던 날은 문생과 좌주가 시 지었더니 머리 돌려보니 이미 지나간 자취 백발만 실실이 함께 하노라 |
[黃閣] 재상의 관서.
[座主] 과거 볼 때의 試官.
[門生] 과거의 시험관을 선생이라고 하는 데 대하여 수험자의 자칭.
◐64. 守歲 (수세 '섣달 그믐날의 밤샘')
| 原本 | 풀이 |
| 萬里思君淚 三更守歲心 寧爲夢中鶴 度盡西塞岑 |
만리 밖에서 님 그리는 눈물 三更에 해 보내는 마음이여. 차라리 꿈속에 학이나 되어 변방 서쪽 산을 다 넘어 봤으면 |
◐65. 客○別成重任 (객관에서 성중임과 이별하며)
| 原本 | 풀이 |
| 曙色依依至 離觴袞袞傾 我心如短燭 垂死更分明 |
새벽 빛은 뭉게뭉게 이르고 이별은 잔은 연이어 기우네. 내 마음 잛아진 촛불과 같아서 다 탈 무렵에야 다시금 밝고나 |
[垂死] 거의 죽게 됨. 방금 죽으려 함.
[依依] 무성한 모양.
[袞袞] 연이은 모양.
◐66. 夜坐遣懷 (밤에 앉아 회포를 보내다)
| 原本 | 풀이 |
| 深夜客無睡 殘生愁已生 當杯莫停手 萬事欲無情 |
밤은 깊은데 객은 잠들지 못하고 남은 생에 이미 시름만 더하네. 술잔을 당해선 손을 멈추지 마시길 만사에 無情하고자 하나니 |
◐67. 偶題 (우연히 읊다)
| 原本 | 풀이 |
| 雨意初分暝 江光遠帶風 思君數行淚 獨立萬山中 |
비 오려하여 문득 어두어지고 강빛은 멀리 바람을 둘렀네. 님 그리워 두어줄 눈물 흘리며 홀로 만산중에 섰나니 |
[初分] 처음으로 나뉘다.
◐68. 口號 (읊조림)
| 原本 | 풀이 |
| 白髮心俱白 山靑眼亦靑 流年如可駐 鴨水去還停 |
머리 희어지니 마음도 희어지고 산이 푸르니 눈도 또한 푸르러라. 흐르는 세월을 멈출 수 있다면 압록강 물도 가다가 도로 멈추련만 |
◐69. 贈義州牧 (의주 목사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不省公來去 無端自醉醒 雨餘江水漲 今日更登亭 |
공이 왔는지 가는지 살펴 보지도 않고 무단히 스스로 취했다 깼다 하네. 비 온 후라 강물이 불었을테니 오늘은 다시금 정자에 오를꺼나 |
◐70. 燕京道中 (연경 길에)
| 原本 | 풀이 |
| 粉堞圍山麓 淸湖接海天 平蕪無限樹 萬落太平烟 |
하얀 성가퀴 산 기슭을 둘렀고 맑은 호수는 바다와 접했구나. 반드러운 들에 나무는 한정없고 온 촌락엔 태평으로 연기 이나니 |
[粉堞] 하얀 성가퀴.
[平蕪] 잡초가 어거진 평평한 들.
◐71. 夜坐感懷 (밤에 앉아 느끼는 감회)
| 原本 | 풀이 |
| ○○候○夕 蕭蕭邊草秋 行宮何處是 孤竹海西州 |
시치름하니 철 벌레 우는 저녁 풀 소리 스산한 변방의 가을 행궁은 어느 곳에 계신지 고죽군 살던 해주이러니 |
[○○] 근심하여 기운이 없는 모양. 조용한 모양.
[行宮] 임금이 거동할 때 묵는 離宮.
[孤竹君] 백이, 숙제를 이름. 고죽은 商날 때의 제후국. 고죽의 왕자 백이, 숙제가 전설에 해주에서 살았다고 한다.
◐72. 夜坐 (밤에 앉아서)
| 原本 | 풀이 |
| 華月已吐嶺 凉風微動○ 忽忽感時序 悠悠增我思 |
고운 달은 이미 재 위에 올랐고 스늘한 바람은 가볍게 휘장을 흔드네. 문득 시간의 질서를 느끼나니 아득히 생각만 더하누나 |
◐73.途中 (도중에)
| 原本 | 풀이 |
| 逝水正如此 ○年那可停 天機自袞袞 客○更星星 |
흐르는 물이 정히 이와 같거늘 가는 세월을 어찌 멈추리. 天機는 스스로 돌고 도는데 나그네 귀밑머리는 고쳐 희뜩희뜩 하고나 |
[星星] 머리털이 희뜩희뜩한 모양.
◐74. 寄瀛洲使君 (영주'제주' 사군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已誤尋眞計 誰傳度海書 相思一枕夢 山雨杏花初 |
신선 찾을 계획일랑 이미 틀렸나니 누가 바다 건너 이 서신을 전할까. 베개밑 꿈속에 이 그리움 산 비에 살구꽃은 갓 피었는데 |
◐75. 詠鶴贈宋仁垂英○ (학을 읊어 송인수'영구'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水月諧心性 風霜賴羽毛 須棲烟島裏 莫坐露松梢 |
심성은 물에 뜬 달과 어울리고 풍상엔 깃과 털에 의지한다네. 모름지기 연기 자욱한 섬 속에 깃드시고 드러난 소나무 가지에랑 앉지 마시길 |
◐76. 客夜惜別 二首(나그네 밤에 석별의 정 2수)
1.
| 原本 | 풀이 |
| 不是耽杯酒 應緣愴別情 明朝送君後 風雨滿孤城 |
술이 탐나서가 아니라네 이별의 정이 슬퍼서지. 내일 아침 그대 보낸 후엔 풍우가 외론 성에 가득 하리라 |
2.
| 原本 | 풀이 |
| 孤燈落寒燼 缺月送淸光 把酒復○○ 論情誰短長 |
외로운 등불 탄 재는 떨어지는데 이지러진 달은 맑은 빛을 보내네. 술 지고 다시금 슬퍼하노니 정을 논하면 어느것이 길고 짧을지 |
◐77. 統軍亭口占癸巳 (통군정에서 읊조림'계사년')
| 原本 | 풀이 |
| 片雨明斜日 孤雲照海天 臨江一長嘯 起盡九龍眠 |
여우비에 해 비끼에 밝고 외론 구름은 海天에서 비추고야. 강가에서 한번 긴 휘파람 부노니 아홉 용이 모두 잠에서 깨나네 |
◐78. 席上口號 三首(석상에서 읊다 3수)
1.
| 原本 | 풀이 |
| 暮雲生○○ 江雨起蒼茫 萬事干戈裏 龍灣酒一觴 |
저녁 구름은 성곽에 솟고 강 비는 아득한 곳에서 내리네. 온갖 일 난리 속에 용만에서 한잔 술 마시이네 |
[○○] 성 위에 쌓은 작은 담.
2.
| 原本 | 풀이 |
| 舊國今恢復 吾行正杳茫 四時九天上 吸盡紫霞觴 |
조국이 회복된 지금에도 내 걸음 정히 아득하고나. 어느 때 저 구천을 올라가서 紫霞酒 진토록 마시일꼬 |
[舊國] 故國.
[紫霞酒] 신선이 마시는 술.
3.
| 原本 | 풀이 |
| 渚鷺雙雙白 江雲片片靑 世間無別恨 吾亦一杯停 |
물가에 백로는 쌍쌍이 희고 강가 구름은 조각조각 푸르고나. 세상에 이별의 恨이 없다면 나 또한 한잔 술 멈추련만 |
◐79. 途中 (도중)
| 原本 | 풀이 |
| 行役豈非苦 別離良亦難 同心幸同伴 聊以解愁顔 |
길 다님이 어찌 괴롭지 않으리 이별도 또한 진실로 어렵고야. 마음 맞아 짝하는 이 있어 부족하나마 시름 얼굴 좀 풀리어라 |
[聊] 마음에 부족하나마 그대로.
◐80. 奉贈君會舊契尹景禧 三首 (옛 친구 윤군회'경희'에게 봉증하다 3수)
1.
| 原本 | 풀이 |
| 兒說雙溪洞 孤雲隱不還 築居名偶似 吾欲老玆山 |
아이들 말이 쌍계동은 최고운이 隱居하여 나오지 않은 곳이라 하네. 집 지은 곳 이름 우연히 같으니 나도 이 산에서 늙고지고 |
2.
| 原本 | 풀이 |
| 爲問延城宰 何時得再逢 雙溪五更酒 回首正春風 |
연성 원님에게 묻노니 어느 때에 다시 만나 보올꼬. 쌍계에서 오경에 술 마시다 머리 돌리니 바로 봄바람... |
3.
| 原本 | 풀이 |
| 遠人長抱病 仙子杳難期 遙夜石房靜 幽懷淸磬知 |
먼 데 사람 오래도록 병을 앓아 신선의 기약은 아득하고 이슥토록 돌방은 고요하나니 그윽한 회포를 淸磬은 알리라 |
[遙夜] 긴 밤.
◐81. 謝使相公見訪 三首(사상공이 찾아줌에 사하여 3수)
1.
| 原本 | 풀이 |
| 望月月方吐 待人人獨立 疏簾不用鉤 夜久秋寒入 |
달 바라보니 달은 이제 솟으려는데 사람은 기다려도 사람만 홀로 섰네. 성긴 발 아니 걷으니 밤이 이슥하여 가을 기운 스며드네 |
2.
| 原本 | 풀이 |
| 柴門幸有客 天上適來仙 市遠無兼味 敎兒煮玉涎 |
사립문 찾아든 객이 있으니 천상에서 귀양온 신선이라. 시장은 멀어 맛은 더할 수 없고 아이를 시켜 차를 다리게 하네 |
3.
| 原本 | 풀이 |
| 相思一村心 付與東流去 仙馭不須徐 愁人正凝佇 |
서로 그리는 한 조각 마음이야 동쪽 흐르는 물에 보냈지. 님의 수레 아무쪼록 늦지 마시길 시름겨운 이 바로 응시하고 섰나니 |
◐82. 醉呈使節案下此詩有親筆半草粧留大帖 (취하여 사절의 案下에 써 드리다.'이 시는 반초로 쓴 친필이어서 장식되어 첩으로 남아 있다.')
| 原本 | 풀이 |
| 爲訪棠陰伯 炎程任驛塵 溪山迎晩賞 俱是意中人 |
팥배나무 그늘의 使節을 방문키 위해 여름 길 역 먼지를 견디었네. 산과 계곡이 늦은 완상을 맞아주니 이 모두 마음 속 사람이네 |
[棠陰] 周나라 소공적이 甘棠나무 그늘에서 쉬어 간데서 나온 말.
◐83. 贈林子順悌號白湖 (임자순에게 드리다.'임제의 호는 백호')
| 原本 | 풀이 |
| 客睡何曾着 | 나그네 언제쯤 잠이 드려는지 |
| 原本 | 풀이 |
| 樓前有急灘 思君一片夢 應自海南還 |
누 앞에 급한 여울있네 그대를 생각하는 한 조각 꿈은 응당 해남에서 돌아오나니 |
◐84. 寄成仲深文濬 (성중심'문준'에게 부치다)
| 原本 | 풀이 |
| 漠漠胡天雪 蕭蕭楚客魂 殘年大狼狽 悔不用君語 |
막막한 북방 하늘에 눈 나리니 쓸쓸한 초객의 혼인 듯. 늙으막에 낭패가 크나니 그대 말을 듣지 않음을 후회한다네 |
◐85. 挽崔嘉運慶昌,以下隨得隨書無序次 (최가운'경창'의 만사, 이하는 얻는대로 써 내렸어 차서가 없다.)
| 原本 | 풀이 |
| 匹馬入雲山 東風何處嘶 將軍臥細柳 不復上雲梯 |
필마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노니 동풍 어느 곳에서 우는가. 장군이 세류에 누웠으니 다시는 구름 다리엔 못 오르리 |
[細柳] 장군이 屯營을 두는 곳. 漢나라 주아부가 이곳에 둔영을 둔 것에서 비롯.
◐86. 滌襟軒雜詠 四首(척금헌 잡영 4수)
1.淸溪晩雨(맑은 시내에 늦은 비)
| 原本 | 풀이 |
| 東風吹雨來 濯此人間熱 如從道士歸 臥聽淸溪咽 |
동풍이 비 몰고 와서 인간사 더위를 씻어주네. 道人 가심을 따라가서 맑은 시내 소리침을 누워 들을까 |
2.露梁烟樹(이슬 맞은 다리에 연기 낀 나무)
| 原本 | 풀이 |
| 漁舟下浦沙 暝色生江樹 待月欲鉤簾 淸光恐隔霧 |
고깃배는 개펄 모랫가로 내려가고 어두운 빛은 강 숲에 생겨나네. 발 걷고 달 기다리느니 맑은 빛이 안개에 가릴까 두려워라 |
3.銅雀風帆(동작의 풍범)
| 原本 | 풀이 |
| 今朝入海帆 巨竹俱長○ 東去杳無○ 滿船江月影 |
오늘 아침 바다로 떠나간 배는 큰 간대에 긴 줄을 매었더니 동으로 가서는 아득히 종적없고 강가 달빛만 배에 가득하여이다 |
[銅雀] 지명.
4.瓦村返照(와촌의 저녁 볕)
| 原本 | 풀이 |
| 不耐送人時 還宜覓酒處 孤舟渡口橫 我欲江南去 |
사람을 보낼 때는 못 견디겠더니 술집 찾는 데는 도리어 기쁘고나. 외로운 배가 나루를 비끼어 가니 나도 저 강남으로 가고 싶구나 |
[返照] 저녁때의 볕.
◐87. 棲霞堂雜詠金成遠號 四首(서하당잡영'김성원의 호' 4수)
1.月戶(달빛 비치는 집)
| 原本 | 풀이 |
| 野鶴招常至 山精喚不應 停杯一問月 豈獨古人會 |
들에 학은 부르면 늘 오건만 산에 정기는 불러도 대답이 없네. 술잔 멈추고 달에게 한번 묻노니 어찌 옛사람만이 회합 하오리 |
2.蓮池(연못)
| 原本 | 풀이 |
| 山中畏逢雨 淨友也能喧 漏泄仙家景 淸香滿洞門 |
산중에 비 맞을까 두렵고야. 淨友가 능히 떠들어 선가의 풍경을 누설하느니 맑은 향이 동구에 가득하고나 |
[淨友] 蓮의 다른 이름.
3.假山(가산)
| 原本 | 풀이 |
| 巧削神應助 深藏海幾重 侯門歌吹地 爭似此山翁 |
교묘히 깍은 솜씨 신의 도움인듯 바다 겹겹이에 깊이 감추었구나. 노래하고 피리부는 권세가의 땅이 어찌 이 산 늙은이와 같을리요 |
4.石井(돌샘)
| 原本 | 풀이 |
| 天雲何處看 活水方澄井 終日自無風 一塵寧到鏡 |
하늘갓 구름을 어디서 보냐면 活水 솟는 모난 맑은 울물 속에서... 종일토록 절로 바람 없으니 차라리 먼지 한점 거울에 다았을꺼나 |
◐88. 息影亭雜詠次韻 十首(식영정잡영'임억령시'에 차운하다 10수)
1.瑞石閒雲(상서로운 돌에 한가한 구름)
| 原本 | 풀이 |
| 初從低處生 更向何方○ 去來本無心 可怡不可厭 |
처음엔 어느 곳에서 생겼다가 다시 어느 곳으로 향하여 가는가. 가고 옴에 늘 마음 없기에 기뻐하여 싫지 않나니 |
2.碧梧凉月(벽오동에 서늘한 달)
| 原本 | 풀이 |
| 人懷五色羽 月掛一枝梧 白髮滿秋鏡 衰容非壯夫 |
사람은 오색우를 품었는데 달은 오동나무 가지 끝에 걸렸고나. 백발이 가을거울 속에 가득하노니 쇠잔한 얼굴은 이제 장부가 아니어라 |
[五色羽] 봉황.
3.蒼松晴雪(푸른 소나무에 개인 눈)
| 原本 | 풀이 |
| 白玉峯巒矗 蒼龍○○傾 月中光不正 風外響堪驚 |
백옥의 산보우리 우뚝 솟았는데 푸른용(老松)은 갈기가 기우러졌네. 달 아래에 빛은 어스레한데 바람 밖에 울림은 더욱 놀랍네 |
[蒼龍] 푸른용, 늙은용 혹은 老松을 이르는 말.
[矗] 우거질 촉. 우뚝솟을 촉.
4.釣臺雙松(낚시터에 두 소나무)
| 原本 | 풀이 |
| 日○二松下 潭底見遊鱗 終夕不登釣 忘機惟主人 |
낮엔 두 소나무 아래서 시 읊으며 못 밑에 노니는 고기를 보았네. 종일도록 고기는 아니 낚이는데 유독 주인은 세사를 잊었고나 |
[忘機] 귀찮은 세사를 잊음. 機는 마음의 꾸밈(機心).
5.鶴洞暮烟(학 마을의 저녁 연기)
| 原本 | 풀이 |
| 長天看獨鶴 露頂更藏腰 終日有烟氣 無心歸舊巢 |
긴 하늘에 외론 학을 바라보니 정수리만 들어내곤 허리는 감추었네. 종일토록 연기 자오록하니 옛 집으로 돌아갈 마음 잊은 듯 |
6.○○巖(노자암)
| 原本 | 풀이 |
| 偶因水中巖 目以○○處 其意不須魚 烟波自來去 |
우연히 물 속에 바위가 있어 바다가가우지 있음을 보네. 물고기에게 뜻이 있는 건 아니지만 烟波속에 그냥 왔다 갔다 하고나 |
7.紫薇灘(백일홍 여울)
| 原本 | 풀이 |
| 花能住百日 所以水邊栽 春後有如此 東君無乃猜 |
꽃이 능히 백일을 지내니 이에 물가에 심었지요. 봄 이후에도 이와 같으니 東君이 시기를 아니 하까요 |
[紫薇] 백일홍의 이칭.
[東君] 태양의 신 혹은 봄을 맡은 동쪽의 신.
8.桃花逕(복사꽃 길)
| 原本 | 풀이 |
| 麗景三春暮 夭桃一色齊 古來花下路 ○遞使人迷 |
고운 빛 세 봄이 저물녘에 어여쁜 복사꽃 한 색으로 가지런하니 옛부터 꽃 아래 길은 길가는 이 혼미케 한다네.. |
[○遞] 먼 모양.
9.芳草洲(방초주)
| 原本 | 풀이 |
| 古峽深如海 芳洲草似綿 初宜雨後○ 更合醉來眠 |
오-랜 골짜긴 깊어서 바다 같고 꽃 피는 섬의 풀은 솜결 같고나. 처음엔 비 뒤에 나막신 신기에 좋겠더니 고쳐(생각하기를) 취한 후에 자기에 합당켔네 |
10.芙蓉塘(부용당)
| 原本 | 풀이 |
| 龍若○玆水 如今應○臍 芙蓉爛紅白 車馬簇前溪 |
용이 이 물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다면 이제 와선 응당 후회할 것을. 연꽃이 붉고 희게 흐드러졌느니 車馬가 시-내 앞에 모여드네 |
[○] 닫을비. 숨어서 나타나지 아니함.
[如今] 이제. 지금.
[○臍] 배꼽을 물어뜯으려 해도 입이 닿지 아니 한다는 뜻으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 ○臍莫及.
◐90. 遙寄霞堂主人(멀리 하당주인에게 보내다)
| 原本 | 풀이 |
| 霞老平生友 難忘夢寐間 吾方走塵世 君獨臥雲山 |
霞堂 늙은이 그대는 평생의 벗이라 꿈에서도 잊기가 어려워라. 나는 지금 속세에서 바쁘지만 그대는 홀로 구름 산에 누웠겠지 |
◐91. 贈金君瑛(김군 영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皓首吾兄弟 秋風此離別 臨岐一杯酒 風雨助吟思 |
흰 머리 우리 형제 가을 바람 속에 이같은 이별이라니. 가림길에서 한 잔 술 드-오니 풍우가 시 읊을 생각을 돕누나 |
◐92. 止酒謝客(술을 끊고 손님에게 사하다)
| 原本 | 풀이 |
| 老杜新停日 親朋載酒時 ○情隨處減 壯志逐年衰 |
늙은 두보가 새로 술 끊던 날 친한 벗이 술 싣고 찾아왔네. 기쁨의 정은 가는 곳마다 줄어들고 장쾌한 뜻은 해를 쫓아 쇠하여만 가나니 |
◐93. 寄呈玉谷老仙(옥곡 노선에게 부치다)
| 原本 | 풀이 |
| 懷哉玉谷老 已矣松江人 滯酒天南夕 ○○愁白○ |
그리워라 옥곡옹이여, 끝났고나 송강인이야. 하늘 남쪽 저녁 술마져 막히었고 아슬히 하얀 마름만이 시름겹나니 |
[已] 끝장이로다. 절망의 뜻을 영탄조로 이르는 말.
[○○] 먼 모양.
◐94. 贈別門生(문생과 이별하며 주다)
| 原本 | 풀이 |
| 好在諸君子 詩書貴及時 芳年不長住 墜緖杳難期 |
좋이 계시게, 여러 군자들이여. 詩書는 때를 지킴이 좋으네. 청춘은 오래 머물지 않나니 실마릴 놓치면 훗날을 기약하기 어렵다네 |
◐95. 驪江醉吟(여강에서 취하여 읊다)
| 原本 | 풀이 |
| 落日那能住 重陰不可開 驪江西達漢 醉後一登臺 |
지는 해를 어찌 멈추이리 어두어진 그늘이야 밝히지 못하네라. 여강은 서로 흘러 한강에 닿으리니 취한 후에 등대에나 오르리라 |
◐96. 題沈公亭壁(심공의 정자 벽에 쓰다)
| 原本 | 풀이 |
| 不見休文丈 空聞集勝亭 中秋端正月 携酒○巖○ |
휴문장을 뵙지 못하니 빼어난 정자에 모인단 말 헛소문일레. 중추절의 단아한 보름달 술 지고서 바위 문이나 두들기리다 |
[休文丈] 당나라 沈約의 字. 沈公의 정자에서 쓰기에 비유하여 이름.
◐97. 題山僧詩軸(산 속 스님의 시축에 쓰다)
| 原本 | 풀이 |
| 白髮秋逾長 丹心死未休 方從赤松子 ○穀謝封留 |
백발은 가을이라 더욱 길지만 丹心은 죽어서도 쉬지를 않나니 이제부터 적송자를 따라가서 음식도 아니먹고 벼슬도 사양하리 |
[赤松子] 고대의 신선. 漢나라 張良이 적송자를 따라가서 ○穀하겠다 했으나 留侯에 봉하자 만족하였다 한다.
◐98. 關東夜酌 二首(관동에서 밤에 술마시다 2수)
1.
| 原本 | 풀이 |
| 夜酌移西檻 春心繞北辰 明朝嶺東路 嵐翠濕衣巾 |
자리 옮겨 서쪽 난간에서 술 마시는데 봄 마음은 북극성을 둘렀네. 내일 아침 영동 길에는 비취빛 이내 의관을 적시이리 |
2.
| 原本 | 풀이 |
| 卜夜開深酌 論懷對獨燈 江南一千里 消息杳難承 |
밤을 가려 술 깊이 취해 외론 등불과 회포를 나누느니 강남이라 일천리의 소식 듣기 어려워라 |
◐99. 思菴訃至己丑七月 二首(사암의 부고가 오다 2수)
1.
| 原本 | 풀이 |
| 我似失○鴻 依依何處托 參商蘆葦間 影與寒雲落 |
나는 무리 잃은 기러기 같은데 흐렁흐렁 어느 곳에나 의지할고. 參商이 되어 갈대 사이에 있노니 그림자와 치운 구름 함께 떨어지네 |
[思菴] 박순의 호.
[依依] 확실하지 아니한 모양.
[參商] 두 별의 이름. 參은 동쪽에, 商은 서쪽에 있어 서로 반대편에 나타나 보지 못함. 그래서 서로 만나지 못함을 비유.
2.
| 原本 | 풀이 |
| 伯淳無福故 天下也無福 命矣奈如何 西風一痛哭 |
백순이 복 없는 까닭은 천하가 복이 없기 때문이지. 運命을 어찌하랴 서쪽 바람에 한껏 통곡하나니 |
[伯淳] 북송의 유학자 程顥의 자. 세상에서 明道先生이라 불렀음. 우주의 본성과 사람의 성이 본래 동일한 것이라 주장하였음. 동생 程○와 程子라 칭한다.
◐100. 挽趙主簿堪字克己號玉川子 二首(조주부 감의 만사 '자는 극기, 호는 옥천자' 2수)
1.
| 原本 | 풀이 |
| 白老溪翁故 因之托契深 晩來情更厚 吾過子能箴 |
백로와 계옹이 연고 있어 이로 인하여 (나도) 깊이 사귀었지요. 뒤늦게 정이 다시 두터워졌나니 나의 허물을 그대가 능히 깨우치었네 |
2.
| 原本 | 풀이 |
| 聞說千年宅 山重水復奇 猶勝葬○博 ○與栗翁隨 |
이야기 들으니 천년의 幽宅이라 산 첩첩에 물 더욱 기이하다고. 오히려 영박에 장사함보다 나으리니 하물며 율옹과 함께 함에랴... |
[○博] 예기에 延陵季子가 齊나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큰 아들이 죽어 ○博의 사이에다 장사하였다고 한다.
◐101. 贈栗谷時與栗谷爭東西黨議未契有是作 二首(율곡에게 주다. '이때 율곡과 더불어 동서의 당론을 논의하다가, 뜻이 마무리 되지 않아 이 글을 지었다.' 2수)
1.
| 原本 | 풀이 |
| 欲言言是垢 思○○爲塵 語○皆塵垢 臨書愧故人 |
말하고자 하여 말하면 때가 되고 묵묵히 생각만 하면 이도 티끌이 되네. 말하건 말건 모두 티끌과 때과 되어서 글로 쓰려니 이 또한 벗에게 부끄럽고나 |
2.
| 原本 | 풀이 |
| 君言有斟酌 我意沒商量 爛漫同歸日 方知此味長 |
그대 말이 짐작이 있는 건지 나의 뜻이 요량이 없는 건지. 爛漫히 함께 돌아가는 날엔 바야흐로 이 맛의 기이임을 알리니 |
[商量] 헤아려 생각함. (헤아릴 상).
◐102. 餞席贈任士邵廷老 二首(전별하는 자리에서 임사소'정로'에게 주다 2수)
1.
| 原本 | 풀이 |
| 餞席臨長道 征人倒急觴 猶嫌意未已 更赴子眞庄 |
먼 길에 임하여 전별하는 자리 가는 이 급히 술 비웠네. 그래도 마음이 다 풀리지 않아서 정자진(나)의 집으로 다시 왔나니 |
[嫌意] 만족 못하는 미진한 마음.
[未已] 마치지 않다.
[鄭子眞] 정자진은 漢나라 사람으로 谷口에 집을 두고 수도 하였음. 후세에 鄭氏의 전용어로 쓰임..
2.
| 原本 | 풀이 |
| 久病寧爲客 衰年重別人 驛亭風雪日 携酒莫論巡 |
병 오래더니 어찌 나그네 되어 늙은 나이에 다시 이별 하는가. 역정에 눈 바람 섞어 치는 날에 술 지고서 巡杯일랑 논하지 마시길 |
◐103. 悅雲亭亭在伊川,時柳公祖○爲縣宰(열운정 '정자가 이천에 있는데. 유공 조인이 현재가 되었다.')
| 原本 | 풀이 |
| 人皆登此亭 悅雲不悅酒 好惡萬不同 悅酒吾與主 |
사람들이 모두들 이 정자에 올라서 구름은 즐기고 술은 아니 즐기네. 좋아하고 싫어함이 모두들 같지 않아서 나와 주인만이 술을 즐긴다네 |
◐104. 統軍亭(통군정)
| 原本 | 풀이 |
| 遲矣吾行也 終南在眼前 將瞻華嶽月 醉後更移船 |
더디구나 내 걸음이여 종남산이 눈 앞에 있네. 장차 華嶽 위의 달을 보리니 취한 후에 다시금 배을 옮기리 |
[華嶽] 오악의 하나(西嶽). 泰山(동악), 衡山(남악), 恒山(북악), 嵩山(중악)..
◐105. 重陽前日偶吟(중양절 전날 우연히 읊다)
| 原本 | 풀이 |
| 爲問槽頭信 何如三峽泉 重陽只隔日 凉冷對秋天 |
묻노니 술통의 첫소식 삼협의 샘은 어떠한가. 중양절은 단지 하루 사인데 쓸쓸히 가을 하늘만 대하고나 |
◐106. 題雙溪雪雲詩軸(쌍계사 설운의 시축에 쓰다)
| 原本 | 풀이 |
| 未到雙溪寺 先逢七寶僧 僧乎從我否 春入白雲層 |
쌍계사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칠보승을 먼저 만났네. 이보 스님 나를 다르려는가 흰 구름 층층이에 봄이야 들었나니 |
◐107. 贈李萬戶義南辛巳(이만호'의남'에게 주다 신사년)
| 原本 | 풀이 |
| 鳴弓○南海 南海靜無塵 萬里長城望 從知屬此人 |
활시위 울리며 남해를 흘깃 보니 남해는 고요하야 먼지 하나 없구나. 만리장성 같은 囑望이 이 사람에게 속하였음을 알겠네 |
◐108. 示李敬賓(이경빈에게 보이다)
| 原本 | 풀이 |
| 小屋圍金橘 名茶煮玉川 生涯此亦足 君是峽中仙 |
조그만 집에 금귤을 두루고 玉川이라 좋은 차를 다리네. 생애가 이것으로 족하나니 그대는 산골짝의 신선이라 |
[玉川] 당나라 사람 盧同의 호, 일찍이 茶歌를 지었음..
◐109. 秋思(가을 생각)
| 原本 | 풀이 |
| 秋風中夜起 客夢未能圓 遙想蟾宮女 凄凉亦不眠 |
가을 바람이 밤중에 이나니 나그네의 꿈이 원만치 못해라. 멀리 월궁의 항아를 생각하나니 처량하여 그 역시 잠 못 들었네 |
◐110. 次玄成韻 三首(현성의 운에 차하다 3수)
1.
| 原本 | 풀이 |
| 病後驚新節 天涯對故人 隣家白酒熟 墻角瑞香新 |
병 앓은 후라 절기에 새삼 놀래고 하늘 끝에서 벗과 마주했네. 이웃 집에 탁주가 하마 익었고 담장 모퉁이엔 서향이 새로워라 |
[瑞香] 팥꽃나무과의 常綠灌木. 백색의 향기 있는 꽃이 피며, 보통 열매를 맺지 않음..
2.
| 原本 | 풀이 |
| 雨送浮雲黑 風開谷日陰 柴門幸無事 樽酒細論心 |
비는 떠도는 먹구름 보내고 바람은 골짝의 해 그늘을 열었네. 사립문 앞에 다행이 일 없으니 술잔 나누며 속마음 논하지 |
3.
| 原本 | 풀이 |
| 城市萍○倦 江湖草屋成 功名大槐國 高枕笑浮生 |
城市에 발걸음 게으르다 강호에 草屋을 이루었네. 공명은 헛된 꿈이라 高枕에 덧없는 생을 비웃는다 |
[城市] 성으로 둘러쌓인 市街.
[萍○] 浮萍草의 떠다닌 자취. 각처로 유랑함을 이름.
[槐安國] 개미의 서울. 당나라 순우분이 자기 집 남쪽에 있는 늙은 회화나무 밑에서 술에 취하여 잠들었는데 꿈에 大槐安國(개미나라) 南柯郡을 다스리어 20년간이나 부귀를 누리다가 깨었다는 고사. 한때의 헛된 부귀와 꿈을 이름.
[高枕] 베개를 높이 베고 마음 편하게 잠. 전하여 안심함..
◐111. 偶吟(우연히 읊다)
| 原本 | 풀이 |
| 流水峽中出 ○○何所之 爾能達江漢 吾欲寄幽思 |
흐르는 물은 골짜기에서 나와 아득히 어느 곳으로 가는고. 네가 능히 江漢에 이를 것이면 내 깊은 그리움 부치이련만 |
◐112. 村居雜興(시골에 사는 여러 흥)
| 原本 | 풀이 |
| 舊計梅千樹 新盟竹數竿 若非耕釣路 常欲掩柴關 |
옛 계획은 매화 천 그루 였는데 새로 맹세하기는 대나무 몇 그루. 만약 밭갈고 낚시하는 길 아니라면 늘 사립문 빗장을 닫아 두고파 |
[掩] 닫을 엄.
◐113. 題平湖堂 二首(평호당에 쓰다 2수)
1.
| 原本 | 풀이 |
| 滿窓紅○○ 臨水碧玲瓏 萬事殘生裏 孤舟落照中 |
창에는 붉은 철죽 가득하고 물에는 푸른 빛이 영롱하고야. 萬事는 殘生 속에 있고 외-론 배는 落照 중에 있나니... |
2.
| 原本 | 풀이 |
| 渺渺江聲遠 蒼蒼暝色生 中宵有明月 不寐倚虛○ |
아득히 강물 소리는 멀고 어둑어둑 어둠은 생겼구나. 밤중에 밝은 달이 있으니 빈 난간에 기대어 잠 못 들어 하노라 |
[蒼蒼] 어둑어둑한 모양.
[○] 격자창 령. 처마 령..
◐114.贈崔甥浚(생질 최준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酷似牢之舅 人言我曰無 吾狂爾若學 州里可行乎 |
우지와 외삼촌처럼 매우 비슷하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나는 아니라 하네. 내 광기를 네가 배운다면 州里라도 가히 행할 수 있을까봐 |
[牢之舅] 晉나라 하무기는 東晋의 명장으로 劉牢之의 外甥인데 그 용력이 舅氏과 매우 비슷 하였다고 한다.
[州里] 문명의 고장으로 도읍지를 이름. 논어에 ‘雖州里 行乎哉’라 하였음..
◐115. 金孺晦家對盆菊(김유회의 집에서 국화 화분을 대하며)
| 原本 | 풀이 |
| 孺晦籬邊菊 涵翁盞底香 那知竹窓雪 別有一重陽 |
유회집 울타리 가에 국화는 季涵翁의 술잔 밑에 향기고야. 어찌 알았으리 대나무 창가 눈(菊)에 따로 하나의 중양이 있을 줄을 |
[季涵] 송강의 자.
[重陽] 음력 9일 9일의 명절. 국화로 떡을 해 먹으며 남녀가 단풍과 국화를 완상하고, 사대부는 높은 곳에 오라 시를 지었다..
◐116. 余多病○寒,山行衣累襲,飮至醉眞如酒瓮狀,山僧又以○土竹籠,略作輿子,勸余入之,余笑而賦此(나는 병이 많은데다 추위를 겁내어 산행에는 옷을 여러 겹으로 입는데, 술에 취하면 참으로 술 항아리 모양이다. 산승이 또한 들것과 대바구니로 대충 가마를 만들어 나에게 들어가라 권하므로 나는 웃고서 이 시를 지었다)
| 原本 | 풀이 |
| 酒瓮重重裏 盛之小竹籠 人間有畢卓 深入白雲中 |
술 항아리 겹겹이 싸서 작은 대바구니에 담았지요. 인간에 필탁 있어 흰 구름 속으로 깊이 들어가나니 |
[畢卓] 晉나라 사람으로 젊어서 방탕하였다. 吏部郞으로 있으면서 노상 술을 마시다가, 벼슬에서 쫒겨났다. 한 번은 이웃집 술을 훔쳐 마시다가 들켜서 포박을 당하였는데 필탁인 것을 알고 풀어 주었다. 그래서 필탁은 그 주인을 불러다 술 항아리 옆에서 잔치를 벌려주고 떠났다 한다..
[盛] 담을 성.
◐117. 海雲亭口號 二首(해운정에서 읊다 2수)
1.
| 原本 | 풀이 |
| 吾方捲簾待 月欲到天明 樽蟻須添綠 江雲莫○生 |
내 바야흐로 발 걷어 기다리느니 달은 하늘에 다아 밝으려 하지요. 푸른 술에 綠蟻야 더할망정 강구름일랑 머흘하지 말기를 |
[綠蟻] 푸른 술의 별칭. 혹은 약주(美酒)에 뜬 찹쌀 밥티.
[○] 漫과 통용.
2.
| 原本 | 풀이 |
| 神仙不可遇 岸上靑楓樹 瀛海路茫茫 碧雲何處住 |
신선을 어느 곳에서 만날꼬, 언덕 위엔 푸른 단풍나무만 있네. 영해 길은 아득아득한데 푸른 구름은 어느 곳에 머물렀는고 |
[瀛海] 瀛洲. 삼신산의 하나로 동쪽 바다의 신선이 사는 곳.
◐118. 對月獨酌(달 벗하며 홀로 술 마시다)
| 原本 | 풀이 |
| 夕月杯中倒 春風面上浮 乾坤一孤劒 長嘯更登樓 |
저녁 달은 술잔 속에 넘어지고 봄바람은 내 얼굴에 떠오네. 하늘과 땅 사이 한 자루 외론 칼에 긴 휘파람 불며 다시 樓에 올라라 |
◐119. 贈別(이별하며 주다)
| 原本 | 풀이 |
| 惜別重携手 論懷更命樽 一生頻聚散 萬事任乾坤 |
석별의 정에 거듭 손잡고 화포 나누며 다시 술을 드네. 일생에 자주 모였다 흐트졌다하니 온갖 일은 하늘에다 맡기고야 |
◐120. 次栗谷韻贈山僧(율곡의 시에 차운하여 산승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流水幾時返 故人何日來 風塵六載淚 白首眼難開 |
흐르는 물은 어느 때에 돌아오며 사귀였던 벗은 어느 날에 다시 올꼬... 風塵에 여섯 해나 눈물 흘렸건만 흰 머리에 눈도 뜨지 못할레라 |
◐121. 雪城壁上見圭翁筆有感宋公麟壽號圭菴(설성 벽위에 규옹의 필적을 보고 느끼다. '송인수의 호는 규암이다.')
| 原本 | 풀이 |
| 壁上圭翁筆 無從涕自揮 親朋滿天地 如子古猶稀 |
벽 위에 규옹의 필적 까닭없이 눈물이 절로 나네. 친한 벗이야 천지에 가득하지만 그대 같은 인 옛날에도 드물었고야 |
◐122. 奉贈君會舊契 四首(옛 친구 군회에게 주다 4수)
1.
| 原本 | 풀이 |
| 凌溪距蘆洞 一棹便通津 欲以延民口 明年更借恂 |
凌溪가 蘆洞을 격해있지만(막았으나) 노 하나면 쉽게 나루를 건너겠지. 백성들이 오래도록 삶을 보전코자 내년에도 또 구순(그대)를 부르겠네 |
[寇恂] 東漢의 穎川守로 임금을 따라 도적을 평정하니 백성이 길을 막으며 말하기를 ‘구순을 1년만 더 빌려주기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距] 拒의 뜻.
2.
| 原本 | 풀이 |
| 人言蘆洞好 吾欲卜終焉 多事漢陽令 山○內法傳 |
사람들이 蘆洞이 좋다하니 나는 터 잡아 일생을 마치고져. 일 많은 한양의 영이여 산술 빚는 내법을 전하여 줄께 |
[令] 벼슬이름.
[內法] 집안의 비법을 이름.
3.
| 原本 | 풀이 |
| 我有多年脹 醫云二朮良 故人如惠我 一服便身康 |
나에게 오래도록 脹症(배가 부른 병)이 있어 의원의 말이 이출이 좋다하네. 그대가 나에게 은혜를 베푼다면 한 번 먹고 선뜻 나으리라 |
[二朮] 白朮과 蒼朮. 엉거시과의 다년초. 뿌리를 약재로 씀.
4.
| 原本 | 풀이 |
| 七寶於楓岳 仙眞伯仲間 吾將高處住 不許俗人攀 |
가을 금강산의 칠보는 선계와 백중간이라. 나는 가장 높은 곳에 살려니 속인이 오는 건 허락치 않으리라 |
◐123. 關東有贈妓(관동에서 기녀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十五年前約 監司察訪間 吾言雖或中 俱是○毛斑 |
십오년 전에 언약이 감사나 찰방이 된다 하였지. 내 말이 비록 적중했다지만 그대와 함께 귀밑머리 반이나 새었네 |
[監司,察訪] 모두 각 지방에 이를 수 있는 벼슬이다. 하여 관동지방의 기생과 헤어지면서 감사나 찰방이 되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던 것이다.
◐124. 與白玉峯光勳遊邊山(옥봉 백광훈과 변산에서 놀다)
| 原本 | 풀이 |
| 水淺窺龍窟 松疎露鶴巢 欲知仙在處 須入白雲高 |
물은 앝아 용의 굴이 엿보이고 솔은 성글어 학의 집이 드러나네. 신선 있는 곳 알고 싶다면 모름지기 흰 구름 높은 곳으로 들어가야지 |
◐125. 石隅草堂留宿(석우초당에서 유숙하다)
| 原本 | 풀이 |
| 曙色依微至 星○次第橫 酒○人欲去 茅屋小燈明 |
새벽빛 희미하게 이르더니 별 자리 차츰 비끼어가네. 술자리 늦으막히 사람들 가려 하는데 띳집에 작은 등이 홀로 밝고나 |
[依微] 흐릿함.
◐126. 尹時晦昕見訪(윤시회 흔이 찾아오다)
| 原本 | 풀이 |
| 二燭從公至 三更伴夜明 寸心言不盡 惟畏綠樽傾 |
두 개의 촛불이 공을 따라와서 三更에도 밤 짝하여 밝나니 마음속의 말 다하기도 전에 오직 술이 빌까봐 걱정이리 |
[綠樽] 빛이 푸른 술. 곧 좋은 술을 담은 술그릇..
◐127. 贈宋德求象賢(송덕구'상현'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在官常告病 臨別必微杯 不有○山宋 幽懷何處開 |
官에 있을 때 늘 병 탓했으니 이별에 임해서도 약간만 취하리라. 곤산 송씨가 아니 있으면 깊은 마음일랑 어디에서 열을까 |
◐128. 與柳西坰根同朝天之行 二首(유서경'근'과 함께 중국에 들어가다 2수)
1.
| 原本 | 풀이 |
| 關樹早蟬集 江天秋雨飛 思君數行淚 寄與判書歸 |
관문 나무에 이른 매미가 모였고 강 하늘에 가을비 나려오네. 님 그리는 몇 줄기 눈물을 判書 가는 길에 함께 부치옵나니 |
2.
| 原本 | 풀이 |
| 江草靑相合 江雲濕不飛 沙風過岸上 落日放船歸 |
강풀은 푸르게 서로 엉기고 강 구름은 젖어서 날지를 못하네. 모랫가 바람 언덕 위를 지나고 지는 해에 배 띄워 돌아오나니 |
◐129. 附西坰詩(서경에 부치는 시)
| 原本 | 풀이 |
| 斷雨山雲合 輕風海○飛 浮生元是客 西去又東歸 |
비 그치자 산 구름 어울리고 실바람에 바다 제비 날아오네. 浮生은 본시 나그네여서 서로 갔다 또 동으로 오네 |
◐130. 山寺夜吟(산사에서 밤에 읊다)
| 原本 | 풀이 |
| 蕭蕭落木聲 錯認爲疎雨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
부슬부슬 떨어지는 낙엽 소리를 성근 비 소리로 잘못 알고서 스님 불러 나가 보랬더니 시냇가 남쪽 나무에 달만 걸려있다네 |
◐131. 贈朱敎官庚辰江原監司時巡到蔚珍(주교관에게 주다.'경진년 강원 감사때 울진을 순도하며')
| 原本 | 풀이 |
| 海曲此人老 明時吾輩登 狂歌驚末俗 大醉撫南朋 |
바다 한 모퉁이에 이 사람은 늙어가는데 밝은 때라 우리 같은 이만 登用되었네. 광기의 노래는 속된 풍속을 놀라게 하고 크게 취하면 南朋을 어루만지니 |
◐132. 贈洪君○錫(홍군서'석'에게 주다)
| 原本 | 풀이 |
| 燕客東菴裏 飡霞今幾年 白髮仍復病 靑壁老難緣 |
제비는 東菴(봄 암자)에 깃드는데 손하는 지금껏 몇 년인고. 백발이라 다시 병 앓으니 靑壁은 이제 인연하기 어려워라 |
[飡霞] 노을을 먹음. 전하여 신선이 되려고 도를 닦음.
[靑壁] 신선이 사는 곳. 두보의 시에 '靑壁無路 難因緣‘이 있음.
◐133. 絶句 九首(절구 9수)
1.
| 原本 | 풀이 |
| 雨意猶含暝 杯心只願傾 莫言明日別 吾欲暫時醒 |
비 올려고 어둠은 깔리는데 술 생각에 단지 잔 기우리기 소원이네. 내일 날에 이별일랑 말하지 마오려 내 지금 잠시나마 깨어있고 싶나니 |
2.
| 原本 | 풀이 |
| 先逢五色羽 且至雪城人 行裏携何物 烏程若下春 |
五色羽(봉황) 먼저 만나고 또 雪城 사람이 이르렀네. 행장 속엔 무엇이 들어나, 오정과 약하춘이지 |
[烏程과 若下春] 유명한 술이름. 오정은 중국 오정고을에서 나는 술이고, 약하춘은 장흥현의 若溪水로 만든 술.
3.
| 原本 | 풀이 |
| 末路收高○ 松林掩小軒 臨岐一杯酒 萬事欲無言 |
末年이라 높은 자취 거두었더니 솔숲이 작은 집은 가렸네. 가림길에서 한 잔 술 드노니 만사는 말조차 하기 싫어라 |
[末路] 사람의 살아가는 끝장. 末年, 老後.
4.
| 原本 | 풀이 |
| 曾看壁上筆 共倚水邊亭 栗老聞相識 存亡一涕零 |
일찍이 벽 위의 필적을 보면서 물가 정자에 함께 기대었더라. 율곡도 들어서 서로 아니니 存亡에 한껏 눈물 흘리네 |
5.
| 原本 | 풀이 |
| 鵲矣無風韻 何如着此翁 玄成聞妙手 於此畵難工 |
까치는 운치 없는 새인데 어찌하여 이 늙은이에게 붙었을꼬. 玄成이 妙手라고 하지만(들었지만) 이 모습 그리긴 어렵겠지 |
[風韻] 風度와 韻致.
6.
| 原本 | 풀이 |
| 臨岐別數子 握手更何言 典學誠身外 休令此志昏 |
갈림길에서 그대들과 이별하노니 손 지고서 다시 무슨 말을 하리요. 늘 배우며 몸가짐 성실히 하여 이 뜻을 혼미하게 하지 마르시기를... |
[典學] 항상 학문에 종사함. 典은 常의 뜻.
[休] 말 휴.
7.
| 原本 | 풀이 |
| 祗恐回頭錯 非關着脚難 丁寧伯子訓 想象邵翁閒 |
머리 잘못 돌릴까 삼가 두려워서지 발 붙이기 어려워서 그런건 아니라네. 정녕코 程伯子의 교훈에다 邵康節의 한가함도 상상하시길... |
[邵康節] 宋나라 학자. 주역에 정통하였음.
8.
| 原本 | 풀이 |
| 操弓出塞日 看劒引杯時 萬事今寥落 殘生寄一枝 |
활 지고 변방을 나간 날도 있었고 칼 보며 술잔을 들던 때도 있었지. 만사가 이제는 적막하나니 남은 생을 一枝에 부치노이다 |
[寥落] 쓸쓸함. 적막함.
[一枝] 장자 逍遙遊篇에 ‘○○棲於深林 不過一枝’라 하여 뱁새가 숲에 보금자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나무 한 가지에 불과하다는 뜻. 사람은 각각 자기 분수에 만족하여야 한다는 비유.
9.
| 原本 | 풀이 |
| 舊日關東伴 今宵洛下觴 別離頻換歲 鬚○各蒼蒼 |
옛날 關東서 짝하였던 이 오늘 밤엔 서울에서 술마시네. 헤어진 후 자주 해가 바뀌었더니 수염과 귀밑머리 각기 시들부들 하고나 |
[蒼蒼] 노쇠한 모양.
◐134. 對花漫吟(꽃을 대하며 읊다)
| 原本 | 풀이 |
| 花殘紅芍藥 人老鄭敦寧 對花兼對酒 宜醉不宜醒 |
꽃은 쇠잔해도 작약은 붉은데 사람은 늙었구나 정돈령이여. 꽃에다 술까지 겸했나니 마땅히 취해야지 깨서는 아니되리 |
[漫吟] 일정한 글체가 없이 생각나는 대로 시를 지어 읊음.
◐135. 示栗谷(율곡에게 보이다)
| 原本 | 풀이 |
| 君子辭黃閣 小人秉東銓 賢邪進退際 副學心恬然 |
군자는 黃閣을 사양하고 소인은 東銓을 쥐었네. 어진이와 간사한 이 나아가고 물러날 제 副提學 그대는 태평이구려 |
[黃閣] 재상의 관서. 의정부.
[東銓] 吏曹 또는 그 관원의 딴이름. 東班인 文官의 제반 인사행정을 맡은 데서온 말.
◐136. 夢中作 壬辰五月,適在江界時,夜夢作此,翌日蒙放,仍下召命,○以忠孝大節,卽向行在,迎駕於平壤(꿈에 짓다.'임진년 오월에 귀양지 강계에서 꿈에 이 시를 짓고 이튿날 방면되었다. 이에 소명을 내리고 충효대절로 推○함으로 즉시 行在로 향하여 평양에서 大駕를 맞았다.')
| 原本 | 풀이 |
| 昭代收遺直 天○曉鐸鳴 |
밝은 시대라 곧은이가 거두어지니 대궐 뜰에 새벽 목탁이 우는고야 |
[遺直] 옛 성현의 風度가 있는 정직한 사람.
◐137. 失題 二首(실제 2수)
1.
| 原本 | 풀이 |
| 何當化爲石 屹立暮江頭 |
어느 때에 돌이 되어서 저무는 강 머리에 우-뚝 설꺼나 |
出象村集晴窓軟談상촌집 청창연담에서 나옴.
2.
| 原本 | 풀이 |
| 萬事何關客 惟知酒有無 |
만사가 객에게 무슨 관계리 오직 술 있고 없음을 알 뿐이니 |
(出芝峯類說廉潔卷,挽李友直性廉不事營爲,惟日飮無何,客有言及世事,輒以何關答之) 지봉유설 염결권에서 나옴. 이우직의 만사에서, 성품이 청념하여 영위를 일삼지 않고 오직 날마다 술만 마실 뿐이며 객이 혹시 세상일을 어급하면 문득 무슨 관계냐 하였다.
◐138. 剛叔逢上京訪高陽村居(강숙이 서울로 올라가면서 高陽의 시골집에 들리다)
| 原本 | 풀이 |
| 田間雨忽至 雲外日方中 萬事人將醉 千山路不窮 |
밭 사이에 비 문득 이르더니 구름 밖엔 해가 방금 떳고나. 온갖 일에 사람은 취하려는데 千山의 길은 아득히 다함이 없네 |
◐139. 送安君昌國歸龍城 五首(용성으로 돌아가는 안창국을 전송하며 5수)
1.
| 原本 | 풀이 |
| 久作經年別 聊同七日春 交遊萬天地 君是意中人 |
해가 지나도록 이별한지 오래더니 그대와 칠일 동안 봄을 즐겼고야. 벗이야 천지에 가득하지만 그대야말로 내 의중의 사람이나니 |
2.
| 原本 | 풀이 |
| 全家隱巖竹 孤棹○江春 明時一欠事 君作釣魚人 |
온 집이 대와 바위로 숨었나니 외로운 배는 봄 강에 출렁이네. 밝은 때에 한 가지 흠이라면 그대가 고기 잡는 사람이나 된 것이지 |
3.
| 原本 | 풀이 |
| 海外年年病 江邊處處春 未因乘興去 空作獨醒人 |
바다 밖에서 연년이 병 앓는데 강변엔 곳곳이 봄이구나. 흥을 타고서 떠나들 못하고 헛되이 홀로 술만 깨었네 |
4.
| 原本 | 풀이 |
| 信疎天上客 交絶洞庭春 病久驚逢節 年衰○送人 |
천상의 객으로부터 소식이 드무니 洞庭春도 함께 못하네. 병이 오래라 새삼 계절에 놀래고 늙음에 이르러 사람 보내기도 두려워라 |
[洞庭春] 술이름.
5.
| 原本 | 풀이 |
| 殘生如老○ 不願更逢春 已具尋眞棹 將爲入海人 |
쇠잔한 인생 늙은 상수리나무 같지만 다시 봄을 만나긴 원치 않네. 眞境 찾아갈 배는 이미 갖추었나니 장차 바다로 들어가리이다 |
[○] 재목으로 쓸 수 없음으로 쓸모 없는 나무를 뜻하며, 樗와 병칭한다.
◐140. 瀟灑園書洪澄扇 自註余於丙辰秋,與洪飮永平大橋上,轉眄十七年矣,今年春相遇於瀟灑園,洪已不能識矣 二首(소쇄원에서 홍징의 부채에 쓰다. '내가 병진년 가을에 홍과 더불어 여평대교 위에서 술을 마셨는데 눈 깜짝할 사이 십칠년이나 지났다. 今年에 소쇄원에서 만났는데 홍은 이미 알아보지 못하였다.' 2수)
1.
| 原本 | 풀이 |
| 柳市橋邊飮 依然歲丙辰 衰容初不記 驚笑十年人 |
柳市의 다릿가에서 술 마시었지, 의연 세월 병진년에. 쇠한 얼굴 처음엔 기역 못하더니 놀라 웃는구려 10년 전 사람아 |
[依然] 전과 다름이 없는 모양.
2.
| 原本 | 풀이 |
| 梁園連谷口 花鳥鬧芳辰 偶爾牽幽興 尊前逢故人 |
양원은 곡구와 잇다아 있고 봄철이라 꽃과 새는 재재거리나니 우연이 그윽한 흥취에 끌려 술잔 앞에서 옛님을 만났네 |
[梁園] 漢代의 양효왕의 동산. 전하여 皇室.
[芳辰] 봄철. 春節.
◐141. 翫水亭贈曺敎官汝忠 二首(완수정에서 교관 조여중에게 주다 2수)
1.
| 原本 | 풀이 |
| 日夕衣巾重 前山嵐氣濃 應須康濟酒 手進兩三鍾 |
낮과 저녁으로 옷과 건은 무거워지는데 산 앞에 이내는 더욱 짙고야. 모름지기 몸 보하는 좋은 술이라 손수 두세 잔 올리옵나니 |
[康濟] 건강을 위해 保養함.
2.
| 原本 | 풀이 |
| 白知松下鶴 黃見草中牛 此景無人畵 山翁筆下收 |
흰 것은 솔 아래 학이고야 누런 것은 풀 속에 소이지야. 이 경치 그릴 이 없어 山翁의 詩筆로 담아내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