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정씨홈페이지 www.yuniljung.com (= www.연일정.com )
◐서문
나는 송강의 한글 작품에 매료되어 송강의 한시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송강의 시조와 가사는 천년의 獨步라 할 수 있으리만큼 뛰어나다. 그런 그의 시적 재주와 흥취를 우리는 한글작품 뿐 아니라 한시 작품에서도 함께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비단 송강의 문학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전문학은 한문과 한글- 이 두가지 언어 체계로 이루어진 문학이다. 싫던 좋던 우리는 반드시 이 두 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느 한쪽만을 중시한다면 그것은 한쪽을 잃어버린 절름발이에 불과하다. 종래의 국문학에서는 한문학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듯 하다. 그것은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그 결과는 엄청난 양의 민족의 고귀한 문화유산을 먼지가 되게 하는 길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 하였거늘 우리가 어찌 스스로, 우리의 미래에 있어 더 없이 소중한 아름다운 토양을 버릴 것인가. 우리는 우리 선조들이 이룩해 놓은 그 토양에서 다시 찬란한 열매와 꽃을 피워 내야한다. 뿌리를 잘라 내고 커다란 번영을 꿈꾸는 것은 자신의 몸을 자르고서 스스로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 글은 되도록 원문 이해에 중점을 두고 번역하였다. 그것은 번역문을 어디까지나 원문으로 다가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시의 운치는 애초에 한글 번역이 불가능한 글이다. 독자들은 더 더욱 원문 중심으로 글을 읽어주시기 바란다. 또한 처음 마음처럼 잘 되지는 않았지만 번역함에 있어 다양한 어조를 살리기 위해 송강의 한글작품과 용비어천가에서부터 김영랑, 윤동주에 이르기 까지 두루 참고하였음을 밝힌다.
이 글은 애초에 국역송강집이 없었다면 시작도 할 수 없었던 글이다. 초역자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많은 시간 지극한 애정으로 가름침을 베풀어 주신 정경주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이 글은 결코 마무리를 짓지 못하였을 것이다. ─부끄러움으로 말문마저 막힌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이 글을 감히 세상에 보이는 것은 나의 욕심이거나 우둔함일지도 모른다. 나는 江湖諸賢의 꾸지람을 기다리며 나의 이 글이 세상에 죄가 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2000. 9. 9 金注秀 譯(주소] 부산시 동구 범일6동 1510-55번지)
◐01. 霞堂凉夜(하당의 서늘한 밤)[5언고시-원집]
| 原本 | 풀이 |
| 秋夜自無寐 散步臨前楹 明月東方來 照我胸襟淸 凉風度溪水 時有松筠聲 ○○無與語 耿耿空復情 還掩綠蘿帳 令人華髮生 |
가을밤 절로 잠 못들어 걸어서 앞 난간에 이르니 밝은 달 동쪽에 올라서 나를 비추어 가슴을 맑히는고야 서늘한 바람 시냇물 지나서 때때로 솔과 대를 울리우는데 시들부들 더불어 말할이 없고 선뜻선뜻 공연히 다시 정을 돋우네 돌아와 녹라장 가리느니 사람에게 흰 머리만 자라게 하네 |
[○○] 근심되어 기운이 없는 모양.
[綠蘿帳] 푸른 등나무로 만든 帳.
[耿耿] 마음에 잊히지 아니하여 염려가 되는 모양. 혹은 불빛이 반짝이는 모양.
◐02. 挽笑菴(소암의 만사)[7언고시-원집]
| 原本 | 풀이 |
| 笑以名菴笑何事 笑殺浮生何草草 回頭更笑世道危 一笑不休頭盡皓 頭盡皓眼亦皓 二○忽乘扁鵲走 茫茫天意不可問 旣○以德還嗇壽 駒城西頭松檜蒼 魂兮於此歸徘徊 笑矣乎 天地萬事一長休 死者不知生者哀 |
笑로 암자 이름 삼으니 무슨 일을 웃었는고
아 우숩구나 浮生이 어찌 이리 허망한가. 머리 돌려 다시 웃으니 세상길 위태로워 한번 웃어 쉬지 않으니 머리 모두 희었네. 머리도 모두 희고 눈마저 하애지니 죽을 병 문득 들어 편작이 달아났도다. 망망한 天意일랑 물질 못하나 덕은 넉넉한데 도리어 壽는 어찌 아끼셨는고. 駒城의 서쪽 머리 松檜는 푸르른데 혼이여 여기와서 노니시라. 아아 우숩워라 천지 萬事 하나로 길이 쉬었나니 죽은 이는 산자의 이 슬픔 모르리라 |
[草草] 근심하는 모양. 혹은 허둥지둥하는 모양.
[二○] 질병 또는 병마. 晉나라 경공이 병으로 누워 있을 때 병마가 아이 둘로 화신하여 왔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 扁鵲은 고대의 명의.
[笑矣乎] 먹으면 한없이 웃는 병에 걸린다는 버섯 이름. 여기서는 매우 우숩다의 뜻.
◐03. 哀泰山守(태산 군수를 애도함)[7언고시-원집]
| 原本 | 풀이 |
| 泰山守年少心則老 與我結爲忘年交 東隣西社一壺酒 以興而隨不待招 陶然隨處外形骸 世人謂狂吾謂眞 鳴琴半夜妾傳觴 倒着接羅如隔晨 已矣乎 浮生眞夢幻 鬱○靑霞松下塵 |
태산 군수 나이는 젊어도 마음은 老鍊해 나와 더불어 忘年의 교우를 맺었지. 동쪽 이웃, 서쪽 모임에 술 한 병에 흥 따라 찾아가지 부르길 기다리지 않네. 陶醉해서 이른는 곳마다 모습조차 잊어버리니(度外) 世人은 미쳤다지만 나는 眞이라 하네. 밤중에 거문고 울리는데 첩이 술잔을 올리나니 탕건 거꾸로 쓰던 일 어제만 같고나 아아 덧없는 생이 참으로 꿈만 같나니 우뚝한 청하는 소나무 아래 먼지가 되었고나 |
[接羅] 두건을 이름. 이백의 시에 ‘倒着接羅花下迷’가 있음.
[鬱○] 울창하고 높은 모양.
[靑霞] 용모가 출중함을 이름. 한나라 장군 반초가 미간에 十丈의 청하가 있었음.
◐04. 未斷酒(술을 끊지 못하다)[7언고시-원집]
| 原本 | 풀이 |
| 問君何以未斷酒 楚國秋天霜月苦 蘆洲水落○影孤 千里秦城隔湘浦 佳人相憶不相見 風雨千林獨閉戶 |
그대에게 묻노니 어찌하여 술을 못끊나 楚國의 가을 하늘 서릿달이 괴로워라 노주에 물이 빠지고 기러기 그림자 외로운데 천리의 秦城은 상포와 막혔고나 佳人을 그려도 보지 못하니 비바람 이는 천숲에 홀로 문 닫았네 |
[秦城] 서울에 비하여 쓴 것.
[湘浦] 자신을 초나라 굴원에 비하여 쓴 것임.
[佳人] 임금의 비유.
◐05. 已斷酒(술을 이미 끊다)[7언고시-원집]
| 原本 | 풀이 |
| 問君何以已斷酒 酒中有妙吾不知 自丙辰年至辛巳 朝朝暮暮金屈○ 至今未下心中城 酒中有妙吾不知 |
그대에게 묻노니 어찌하여 술을 끊었나 술 속에 묘리 있다지만 나는 모르리 병진년에서 신사년에 이르기까지 매일 아침 매일 저녁 술 마셨지만 지금껏 마음 속 愁城을 깨지 못했나니 술 속에 묘리 있다지만 나는 모르리 |
[金屈○] 구부러진 손잡이가 달린 금제의 술잔.
◐06. 西州鶴贈徐君受用諸生韻 徐公名益時爲舒川○(서주의 학을 서군에게 주면서 제생의 운을 쓰다.'서공의 이름은 益. 이때 서천의 원님이 되었음.')[7언고시-원집]
| 原本 | 풀이 |
| 西州鶴何處住 使我隔水遙相望 飛來日夕望遠堂 太守初發松花釀 松花釀熟無別味 但覺入喉香汪汪 樓前細雨壓鴻○ 醉後我欲狂歌放 諸生詩句挾風霜 一再吟來牙頰爽 人生所貴是同調 落葉西南君莫○ 扁舟期君雲夢澤 十載煩襟期一○ 夜深共唱采蓮曲 瓦○江底金波○ 離君聊以贈所思 表在中心不在○ |
서주의 학은 어는 곳에 머물렀는고 나와 물 격하여 멀리 서로 바라네 낮과 밤으로 망원대에 날아오니 太守님 처음으로 松花酒를 열었네 송화주 익어서 별 맛은 없지만 단지 목구멍에 들어서 향내는 자란자란 누 앞에 가는비는 천지에 자욱한데 취한 후에 나는 광기의 노래 부르고져 여럿 사람의 시귀는 바람 서리 스몄는지 한번 두 번 읊어보면 이와 뺨이 상쾌하네 人生은 同志를 귀히 여기나니 이리 저리 날리우는 낙엽일랑 슬퍼 마오려 조각배로 그대와 운몽택을 내려가서 십년의 번거로운 가슴 한끗 씻어보았으면 밤 깊어 함께 蓮캐는 노래 부르노니 강바닥 금빛 물결 항아리에 치런치런 그대와 이별함에 애오라지 생각한 바를 주는 것은 情表란 마음에 있지 물건에 있지 않음이네 |
[汪汪] 물이 깊고 넓은 모양.
[雲夢澤] 楚의 七澤의 하나. 9백 리 사방의 큰 늪. 지금의 호북성 효강현 서북쪽이라 함.
◐07. 華表柱(화표주)[7언고시-원집]
| 原本 | 풀이 |
| 華表柱鶴何在 秋雨冥冥秋草靑 千載一歸喧萬口 城郭人民俱有情 鶴亦不能無心否 來旣支離況死生 曾聞丁也化爲鶴 更見鶴復化爲丁 爲丁爲鶴無乃勞 不如一去終雲○ 設使千載每一歸 萬劫半在遼陽城 安有眞仙不忘家 平分人世與天庭 吾將沽酒遼陽市 大醉不省黃庭經 |
화표주의 학이 언제 있었던가 가을비 어둑어둑, 가을풀 푸르네라 천년만에 한 번 돌아와 만 사람을 들썩이니 성곽과 사람들 함께 有情이네 학도 역시 無心이 안되는가 오기도 지리했는데 하물며 生死에서랴 일찍이 들으니 丁令威가 학이 되고 다시 보니 그 학이 다시 화하여 정령위가 되었다니 丁이 되고 鶴이 되는 것 차라리 수고롭나니 한번가서 구름빗장에 마침보다 못하리라 설령 천년에 매번 한번씩 온다해도 만겁에 반은 요양성에 있으리니 어찌 진선이 집을 잊지 못하여 人世와 천상을 나누어 살겠는가 나는 장차 遼陽市에 술을 사서 대취한 후에 황정경일랑 살피지 않으리라 |
[雲○] 구름으로 된 빗장. 선계의 비유적 표현.
[黃庭經] 도가의 경서.
◐08. 失題(제목을 잃음)[7언배율-속집]
| 原本 | 풀이 |
| 識面曾從一命初 同憂同樂十年餘 危言古劒開霜匣 直氣明虹射碧虛 眼目豈徒穿禹貢 股肱終始○皇輿 貧同原憲室懸磬 淸似○侯家滿書 萬事好違惟道合 半生多口與世疎 麒麟縱被人間繫 金石寧爲衆楚沮 末路風埃心古昔 旅遊簪組夢鄕閭 無醫未起膏○疾 有淚空沾嶺海○ 盈○○驚箴儆切 伏○何耐典刑如 生難相訣死難餞 此恨茫茫何日除 |
일찍이 一命의 처음부터 면식이 있어 십여년이나 근심과 기쁨을 같이했지요 바른 말은 서리같은 옛 칼이 갑을 여는 듯 곧은 기운은 밝은 무지개가 푸른 허공을 쏘는 듯 眼目은 어찌 우공만을 뚫었으리 팔 다리 되어 시종토록 皇威을 지키었지요 가난은 원헌과 같아 집엔 懸磬 뿐이고 맑기는 업후와 같아 집안엔 서책이 가-득 만사가 잘 틀려져도 오직 도에 합하였고 半生에 口舌 많아 세상과 성글었지요 기린이 비록 人間에 얽매였지만 金石같은 마음이 어찌 뭇사람에게 저지될까요 말로의 풍진에도 마음은 예와 같았고 벼슬길 다녔어도 꿈은 고향에 있으련만 의원없어 고황의 병 못 이르키니 눈물이 공연히 嶺海의 옷깃을 적시네요 상자에 가득한 간절한 잠언에 부질없이 놀래이고 거적에 엎드려 그대(典刑) 있는 듯 하니 어찌 참을까요 살아서 헤어지기도 어렵더니 죽어서 전송키도 어렵나니 아슬한 이내 한이 어느날에 끝날까요 |
[一命] 처음 벼슬길에 나온 것을 이름. 初仕.
[禹貢] 서경의 篇名.
[懸磬] 집이 가난해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들보만이 磬架처럼 보이고 아무 것도 없음.
[原憲] 공자의 제자. 집이 매우 가난하였다.
[○侯] 당나라 李泌이 업후의 封을 받았는데 집이 부유하여 서적이 많았음.
[衆楚] ‘孟子衆楚人○之‘.
[嶺海] 고향을 떠나 있는 변방..
[○] 喪人의 거적.
[典刑] 여기서는 ’그대 모습’의 뜻.
◐09. 李生廷冕工詩嗜酒,薄於世味,病酒而○,因自號爲○,戱題古詩三十韻,投贈求和(이생 정면이 시에 정공하고 술을 즐기며 세상맛에는 拙薄했는데 술病으로 인하여 코끝이 붉어지니 스스로 호를 삼아 ○라 하였다. 그래서 고시 삼십운을 희제하여 주며 화답을 구하다)[5언고시-속집]
| 原本 | 풀이 |
| 東方有一士 面赤心亦赤 愛酒不愛錢 好詩又好客 棲于京城西 十年把一冊 硏窮到突奧 人一能己百 紛紛名利場 頭掉眼亦白 吾嘗勸之仕 笑指歸雲碧 此物於世間 其介堅如石 訪余龍山亭 屬余辛卯厄 淸談雜○諧 痛飮江天夕 居然嶺外別 萍水俱無跡 爾來龍灣城 對床寒暑易 一語三發嘆 山河異疇昔 經年戎馬窟 玉輦黃沙○ 衣冠汚犬羊 殺氣天地積 吾君有至誠 天子垂恩澤 須臾掃腥穢 歸眄淸疆場 傳聞兩王子 歸與沈遊擊 又聞宋經略 功成罷兵革 老而不死幸 再覩王業赫 霑巾嗚咽淚 喜倒悲還劇 ○乎可以出 濟世非君責 勉爾平生學 歸與天下宅 裁作舜衣裳 信手遊刀尺 ○也再拜言 信美非吾適 終當守吾拙 捨是更請益 先生大笑曰 固哉君之癖 存亡等凡楚 得失同秋奕 平生太玄經 不必丘園帛 吾衰萬事○ 久矣厭形役 遠憶松江○ 欲擧王喬○ 君看架上蒼 每整秋天○ ○乎君去否 舞袖妨地窄 相期天外逍遙遊 吾輩之名脫死籍 |
동방에 한 선비가 있으니 얼굴도 붉고 마음 또한 붉어라 술은 사랑하고 돈은 아니 사랑하며 시을 좋하하고 또 벗을 좋아하네 서울 서쪽에 살면서 십년에 책 한 권을 잡았으니 연구가 심오하여 사람의 一能에 자신은 百能이라 어지러운 명리의 마당엔 머리 흔들고 눈 또한 흘기네 내 일찍이 벼슬 권했더니 웃으며 돌아가는 저 구름 가리켰네 이 사람 세상에 있어 그 절개 돌같이 굳고나 용산정으로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신묘년의 재액을 당했나니 맑은 이야기 농담과 섞이어서 江天 저물녁에 술 실컷 마시었지 모르는 사이 嶺外의 이별이라 물 위 마름인양 종적 없더니 근래에 용망성에서 寒暑가 바뀌도록 평상을 마주했네 한번 말에 세 번 한탄하니 山河가 어제와 다르고야 戎馬의 소굴에서 해를 보내나니 玉輦은 누런 먼지 쌓인 곳에 있고 의관은 犬羊에게 더럽히어 살기가 천지에 쌓였고나 우리 임금 지극한 정성있어 天子가 은택을 드리웠나니 선뜻 더러운 것 쓸어버리고 돌아보며 국토를 맑게 했네 전하는 소문엔 두 왕자 심유격 장군과 더불어 돌아오고 또 들기를 송경락이 공을 이루어 전쟁을 파했다 하네 늙은이 죽지 않아 다행인지 王業의 빛남을 다시 보오니 수건 적시며 목메인 눈물 기뻐서 넘어질 듯 도리어 슬픔 심해라 딸기코여 出仕를 하사이다 세상을 구하는 일 그대 책무 아닌가 그대께 권하노니 평생의 배움으로 천하의 집으로 돌라를 가사이다 순임금의 의상을 지어내어 손 가는 대로 刀尺을 놀리사이다 딸기코 거듭 절하며 하는 말이 좋으나 내게는 맞지 않네요 끝내 나의 拙樸함 지키려니 그만 두고 다시 (다른 말씀이나) 더 청하시지요 선생(自稱)이 크게 웃으며 말하길 완고해라 그대의 性癖이여 존망은 凡과 楚가 같으며 득실은 秋奕과 같으네 평생에 太玄經 읽었어도 丘園의 束帛을 기필 못하니 노쇠한 나는 만사가 게을러서 形役 싫어진지 오래네 멀리 송강의 농어가 생각나서 왕교의 부석을 들고 싶나니 그대 시렁위의 海東蒼 보시기를 언제나 하늘 날 날개를 다듬나니 딸기코 그대는 아니 가려나 춤추는 소매는 땅이 좁아 걸리나니 天外에 서로 만나 노릴고져 우리들 이름은 死籍에서 벗어났느니 |
[歸與] 돌아가자고 재촉하는 말.
[刀尺] 사람을 진퇴, 임면 시킴의 비유.
[突奧] 突은 굴뚝. 奧는 아랫목. 둘다 깊다는 뜻.
[凡楚] 범은 小國l이고 초는 大國이지만 흥망에서는 같다는 뜻.
[秋奕] 사람이름. 맹자에 ‘秋奕通國之善手也’
[丘園] 언덕과 동산. 향촌. 전하여 은거하는 곳. 혹은 세상을 피해 숨어 삶.
[束帛] 한 묶음의 비단. 비단 5필을 각각 양끝에서 마주 말아서 한 묶음으로 한 것. 賢者에게 국왕이 旌招하면서 주는 예물.
[鳧○] 신선의 신발.
[王喬] 王子喬. 전설 상의 신선 이름. 후한 때 왕교가 섭땅의 현령이 되어 매월 朔望에 예궐 하므로 현종이 거마를 보내지 않고 살펴 보게 하였는데 왕교가 올 무렵에 동남쪽에서 오리 한 쌍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그물을 쳐서 잡고 보니 신발 한 짝만 있었다고 한다.
[松江○] 송강은 地名. 張翰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의 농어와 蓴羹을 찾아 귀향하였음. 정철의 號도 여기서 나옴.
[海東蒼] 海東靑. 사냥용 매의 일종.
◐10. 有僧將入楓岳漫書以贈(중이 있어 장차 풍악으로 들어가려 함으로 만서하여 주다)[5언고시-속집]
| 原本 | 풀이 |
| 東溟萬里際 白玉峰巒揷 毗盧最上層 勢欲鴻○壓 華人願東生 此山天下甲 我昔一登之 日月看吐納 雷聲脚下○ 塵世醯鷄合 歸語下界人 漫謂吾言雜 携○此中行 碧眼何處衲 |
동해바다 만리 가에 백옥의 봉우리 꽂혔고나 비로봉이 맨 위층에 있어 기세가 온 세상 누루려 하네 중국인은 동쪽에 태어나길 願이니 이 산이 천하에 으뜸이리 나 예전에 한번 올랐느니 해와 달이 토했다 삼키고 우뢰 소리 다리 아래서 시끄러워 塵世는 혜계와 어울리더라 돌아와 하계 사람에게 이르니 부질없이 내 말 잡되다 하네 막대 쥐고 이 속으로 가는 눈 푸른 이는 어느 곳의 僧일까 |
[醯鷄] 초파리. 술, 간장, 된장, 초 따위에 잘덤벼든는 파리.
◐11. 代人戱別梧陰(사람을 대신하여 오음을 戱別하다)[5언고시-속집]
| 原本 | 풀이 |
| 幼歲不知別 見人垂淚笑 自語一生中 會多離別少 今來忽不然 人事亦難料 出門삼子○ 愁○熱如燎 有耳不我聞 有目不我眺 颯颯竹風呼 凄凄山日照 願作車中塵 隨君度嶺嶠 願作案上筆 隨君助吟嘯 室爲照君燈 江爲濟君棹 如形之有影 動靜必相要 不然生作嗚咽泉 不然死作界面調 不然化作斑竹泣湘江 不然化爲精衛入海○ 君如不信四不然 聽我臨○一聲○ |
어릴적엔 이별을 모르고서 우는 사람 보면 웃었지요 스스로 말하길 일생 중에 만남은 많고 이별은 적다 했는데 지금엔 와선 문득 그렇지 않으니 사람 일은 역시 헤아리기 어렵네요 문을 나가 그대의 옷깃을 잡으니 시름겨운 속은 뜨거워 탈 것만 같나니 귀 있어도 내겐 들리지 않고 눈 있어도 내겐 보이지 않네요 푸슬푸슬 댓바람은 울고 쓸쓸히 山日은 비추이나니 원컨대 수레 속에 티끌이 되어서 그대 따라 산봉우릴 넘었으면 원컨대 책상 위에 붓이 되어서 그대 따라 吟嘯를 도왔으면 집에선 그대 비추는 등불 되고 강에선 그대 건네는 노가 되어 形에는 그림자 있듯 동정을 반드시 함께 했으면 그렇지 않으면 살아서 嗚咽泉이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 界面調가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화해서 斑竹되어 소상강에 울거나 그렇지 않으면 精衛새되어 바다로 들어가거나 그대 만약 네가지 不然을 아니 믿으시면 갈림길에서 한끗 울부짓는 내 소릴 들으시기를 |
[界面調] 시조, 가곡, 가사를 읊는 곡조의 일종. 애수와 비상한 느낌을 줌.
[精衛] 상상의 새. 염제의 딸이 동해에 빠져 화한 전설속의 새로 늘 서산의 목석을 물어다가 동해를 매우려 했으나 이루지 못하였다 함.
◐12. 閒居口占(한가롭게 지내며 읊다)[5언고시-속집]
| 原本 | 풀이 |
| 浮雲過長空 一點二點白 流水歸北海 千里萬里碧 白者何爲白 碧者何爲碧 此理欲問之 雲忙水亦急 |
뜬 구름이 긴 창공을 지나가니 한 점 두 점이 하얗고나 흐르는 물은 북해로 돌아드니 천리 만리가 푸르고야 흰 것은 어찌 하야며 푸른 것은 어찌 푸르른가 이 이치 묻고져 하는데 구름도 바쁘고 물도 또한 급하고나 |
◐13. 江界謫中次梁靑溪大樸韻(강계의 귀양지에서 양청계 '대박'이 운에 차하다)[5언고시-속집]
| 原本 | 풀이 |
| 黃昏有佳月 吾與美人期 劒閣卒來坦 太行何事危 誰能識上古 方欲問無爲 滿酌一杯酒 共歡堯舜時 |
황혼에 고운 달이 있어 나는 미인과 더불어 기약했지 검각산도 급히 오면 평탄커늘 太行山이 무슨 일로 위태하리 누가 능히 上古을 알까마는 바야흐로 무위를 묻고져 한 잔 술 가득 부어 함께 요순 시절을 기뻐하나니 |
[劒閣] 長安에서 蜀으로 가는 길에 있는 大劒, 小劒의 두 산의 요해. 閣道가 통함으로 이름.
◐14. 和藥圃詩題興雲卷 李海壽字大中,官吏議,全義人(약포의 시에 화답하여 흥운의 권에 쓰다.'이해수의 자는 대중, 벼슬은 이조참의. 전의인.)[5언고시-속집]
| 原本 | 풀이 |
| 吾與藥圃仙 生同丙申年 湖堂同北肩 西塞同揮鞭 愚雖不及賢 懷抱卽依然 宜無不同焉 所事何太懸 藥老喫酒如喫緊 吾則飮酒如及川 藥老終日不語如參禪 吾卽終日○諧驚四筵 今看贈雲篇 枯瘦議論偏 雲也病如沾雨鳶 吾人快似看雲○ 鳶乎鳶乎欲戾天 須往再拜藥老前 黃精采采江上田 餌服閱歲顔色鮮 然後追陪藥老同上毗盧顚 手撫溟海鵬喝○ 求我松翁一氣邊 共視萬劫流綿綿 嗟汝旣往其勉○ |
나는 약포신선과 더불어 병신년에 함께 났지요 호당에서 함께 어깨하고 西塞에서 함께 책찍을 휘둘렀지요 愚가 비록 賢에 미치지 못하여도 회포는 의연했나니 마땅히 같지 않음 없으련만 하는 일 어찌 이리 달라졌는지.(懸隔) 약포는 술마신되 조금씩 하지만 나는 술마시기를 냇물 마시듯 약포는 종일 말이 없어 참선하는 듯 한데 나는 종일 농담이라 주위를 놀라게 하지요 지금 운에게 준 시편을 보니 수척하여 의론이 치우쳤네요 운은 병이 들어 비 젖은 솔개 같고 우리는 쾌하여 구름 본 송골매 같네요 솔개야 솔개야 하늘에 이르고 싶으면 모름지기 약포 앞에 가서 두번 절하고 강가 밭의 黃精을 캐고 캐어서 해 지나도록 먹어서 얼굴 좋아지거든 그런 후에 약포 모시고 비로봉 꼭대기에 올라 손으로 바다 어루만지며 붕처럼 소리치며 떠올라라 송강 나를 그 한쪽 가에서 찾아서 만겁에 면면히 흐름을 함께 보자꾸나 아 너는 가서 힘쓰거라 |
[喫緊] 매우 요긴함. 혹은 사태가 매우 절박함. 긴장함. 여기서는 매우 긴요하게 조금씩만 마신다는 뜻.
[枯瘦] 여위고 파리함. 수척함.
[戾] 이를 려.
[閱歲] 한 해 이상이 지남.
[追陪] 陪行. 웃어른을 모시고 감.
[綿綿] 길게 이어지는 모양.
[勉○] 힘씀. 또는 힘쓰도록 함. 勉勵.
◐15. 贈別韓察訪性之(한찰방 성지에게 증별하다)[5언고시-속집]
| 原本 | 풀이 |
| 君與我同生丙申年 生年直酒星 酒星何處落 落處是東溟 東溟萬古流不盡 人世紛紛水上萍 離合悠悠天地老 與君長醉花津亭 |
그대와 나는 함께 병신년에 태어났나니 나던 해가 바로 酒星이니 酒星이 어느 곳에 떨어졌는가 떨어진 곳 바로 동해 바다이니 동해 바다는 만고에 흐름이 다함 없는데 인간 세상은 분분히 물 위에 마름이네 離別과 會合 유유하여 천지도 늙었나니 그대와 더불어 화진정에서 길이 취하여나 보리라 |
[酒星] 술을 맡았다는 별.
7언고시[속집]
◐16. 次玉川子送孤竹之韻(옥천자가 보내온 고죽 운에 차하다)[5언고시-속집]
| 原本 | 풀이 |
| 玉川子家本在江南 何爲棲棲洛陽裏 行裝草草無定居 朝向西隣暮北里 長安無所親 呼我爲故人 故人無復舊容顔 惟我東來君獨歎 君獨歎豈是知我者 我今孤露無遊方 仙山東路海棠洲 白鷗送我鳴沙行 鳴沙擧目十餘里 日暮沙頭喧驛吏 棠花片片落芳草 花裏征人方醉倒 醉倒人是觀察使 徒御紛紛擁千駟 朝朝暮暮烏兎走 樂事百年誰敢後 兒童拍手也不妨 昨日少年今白首 玉川子相思在何許 持此誇之慰羈旅 誇之未足動君心 去來榮落猶寒暑 然則前言戱之耳 太上無憂又無喜 今日我問酒 酒與我誰賓主 酒爲百味之最長 我是凡民之俊秀 此語欲問孤竹子 浮碧練光何處是 孤臣不盡鼎湖淚 莫道戊辰年間事 同遊皆是第一流 我亦當時最少年 揮毫百紙一時盡 後人强名仙○篇 同時輩流今散去 西海茫茫音信阻 春○已至人不來 我雖有酒誰共杯 手中杯天上月 年年長此別 長此別老盡 人老願不逢春 明年佳氣九華陌 却恐更作江南客 萬曆庚辰首夏 蟄菴居士 書于三陟之竹西樓 |
옥천자가의 집이 본래 강남에 있거늘 어찌하여 서울에서 서성이는고 행장은 쓸쓸하고 거처 없으니 아침엔 서쪽 이웃, 저녁엔 북쪽 마을 장안에 친한 이 없으니 나를 불러 벗이라 하시길 그 벗이 다시 예전 모습 없으니 내가 동으로 오자 그대 홀로 한탄하네 그대의 한탄이 어찌 바로 나를 알까 나는 지금 孤露되어 정처 없이 노니네 仙山 동쪽길 해당화 물가에 흰 갈매기 나를 보내며 명사로 가는고야 명사로 눈 드니 십여리라 해 저문 모랫가에 驛吏는 시끄러운데 해당하는 조각조각 고운 풀에 떨어지고 꽃 속에 행인은 금방 취하여 쓰러졌네 취해 쓰러진 이가 바로 관찰사라 수종꾼은 분분히 천 수레를 옹위했네 매일 아침 매일 저녁 해와 달은 달리나니 百年의 즐거운 일 뉘라 감히 뒤질손가 아이들 손벽치는 것도 무방커니 어제의 소년이 오늘엔 백발이네 옥천자의 相思일랑 어느 곳에 있는지 이걸 가지고 자랑하면 나그네 마음 위로 되려나 자랑하여도 그대 마음 움직이기 부족하니 榮落의 가고 옮도 寒暑같으리 그런즉 앞 말은 농담일 뿐 太上은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네 내 오늘 술에게 묻노니 술과 나는 누가 손이고 누가 주인인고 술은 百味 중에 최상이요 나는야 범인 중에 俊秀로세 이 말을 고죽자에게 묻고자 하니 부벽루 연광정의 어느 곳에 있는지 외로운 신하는 鼎湖의 눈물 다하지 않았나니 무진년간의 일일랑 묻지 마오려 함께 놀던 이 모두다 제일류라 나도 또한 그 당시 가장 소년이로 붓 휘둘러 백장 종이 한 순간에 다하니 뒷사람이 억지로 仙○篇이라 이름했네 함께 했던 무리들 지금은 흩어지어 西海에 아득아득 소식조차 막혔고나 봄 꾀꼬린 이미 이르렀거늘 사람은 오지 않으니 나에게 비록 술 있어도 뉘와 함께 마시이리 손에 잔 들고 하늘 위 달을 보오니 해마다 이 이별 길기도 해라 이 이별 길어 늙음이 다했거니 늙은이 봄 만나길 원치 않네 내년에 佳氣가 서울에 가득하련만 도리어 두렵고나 다시 강남의 객이 되올까 만력 경진 첫 여름 칩암거사가 삼척 죽서루에서 쓰다 |
[棲棲] 바쁘고 안정되지 아니한 모양.
[徒御] 수행하는 종.
[烏○] 해와 달 곧 일월의 별칭. 해 속에는 세 발 달린 까마귀가 살고, 달 속에는 토끼가 산다는 전설에서 나온 말. 전하여 세월.
[鼎湖] 땅 이름. 황제가 큰 솥을 완성하고 용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곳. 혹은 임금의 죽음을 이름.
[仙○篇] 皇華集. 사신들을 접대하며 쓴 시문집.
[九華] 궁전이나 기물에 아름다운 장식을 한 것을 이름. 구는 많다는 뜻.
[佳氣] 山川의 맑고 고은 기운. 혹은 경사스러운 구름기.
◐17. 安琢請賦三景走筆書之 三首(안탁이 삼경을 부해달라 하므로 필주하여 쓰다)[5언고시-별집]
1.蓮池(연지)
| 原本 | 풀이 |
| 活水鏡樣澄 方池○丈許 亭亭玉井根 翠盖森相擧 淸香襲杖○ 散步逢淸潛 採採欲誰贈 日暮徒延佇 |
活水 거울처럼 맑나니 모난 못은 겨우 한길 쯤 되네 우뚝 솟은 玉井의 연꽃 푸른 덮게(연잎) 빽빽히 서로 들었네 맑은 향은 막대와 신발에 스미니 산보하다 보면 맑은 물가에 이르네 캐고 캐서 누구에게 주려나 해 저물도록 오래도록 서있기만 하나니.(기다리다) |
[亭亭] 우뚝 솟은 모양. 혹은 아름다운 모양.
2.梅庭(매화뜰)
| 原本 | 풀이 |
| 山家雪西圍 歲暮蒼烟合 梅兄報春信 粲粲窺午榻 喚起羅浮夢 一笑破殘臘 寧隨桃李蹊 繞樹日千○ |
산집에 눈이 사방을 두루고 歲暮에 푸른 연기 어울리느니 매화는 봄소식 알리느라 곱게 곱게 오탑을 엿보네 羅浮夢 떠올리며 한번 웃어 남은 섣달을 깨뜨리나니(시간을 보낸다) 어찌 桃李의 小路를 따르리 하루에 천 번이나 나무 둘레를 도나니 |
[午榻] 한 낮의 평상.(낮잠).
[粲粲] 고운 모양. 아름다운 모양.
[羅浮夢] 나부산은 중국 광동성에 있는데 옛날에 조웅이 술에 취하여 산 밑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에 미인을 만나서 즐기고 깨어보니 큰 매화나무 아래 누워 있었다 한다.
3.竹巖(죽암)
| 原本 | 풀이 |
| 巖吾甚愛之 風雨無淄○ 此君亦不俗 霜雪增精神 何須邀二仲 兩美絶可人 日夕嘯其下 誰有聲色塵 |
바위를 나는 무척 사랑하나니 풍우에도 변하질 않네요 대나무도 또한 속되지 않으니 눈 서리에도 정신은 더욱 또렷하지요 구태여 二仲을 맞이할까요 兩美(竹巖)가 사람에게 매우 좋거늘 아침 저녁으로 그 아래서 휘파람 부노니 聲色의 티끌이 뉘 있을까요 |
[此君] 대(竹)의 이칭.
[二仲] 求仲, 羊仲을 이름. 蔣○의 문앞 길이 三逕인데 그의 從遊는 오직 구중과 양중이 있었음.
[兩美] 대와 바위를 이름.
◐18. 挽人 今有手墨筆帖姓名欠攷(만인 '지금 수묵이 필첩에 있는데 성명은 미쳐 상고할 수 없음.')[7언배율-별집]
| 原本 | 풀이 |
| ○刪棋壘猶殘子 歷亂書堆已擁塵 遊釣宛然雖有處 音容○爾只傷神 孤旌○首花侵○ 一笛山陽淚滿巾 薦墨更誰徵○ 家聲空復撫徐麟 穿楊妙藝今難見 蕪沒遺○草自春 |
헐어진 바둑판엔 아직도 바둑알 남았는데 어지러이 쌓인 책엔 이미 티끌만 앉았고나 낚시놀인 완연히 자리를 남겼지만 용모와 음성은 아슬하여 마음만 상하네 외론 銘旌의 언덕머리엔 꽃이 상엿줄을 스치고 한 가닥 山陽笛 소리에 눈물이 수건 가득 베었네 누가 다시 천거하여 ○衡을 부르리요 집안의 명성은 속절없이 徐麟을 어루만지네 버들잎 쏘던 묘한 재준 이제 보지 못하나니 잡초 우거진 遺墓에 풀만이 봄되었고나 |
[○刪] 한창을 지나 쇠하여 가는 모양.
[歷亂] 어지러워 순서가 없는 모양.
[○爾] 멀리바라보다. 爾는 然의 뜻.
[銘旌] 葬事때 쓰는 죽은 사람의 관직,성명 등을 적음 旗.
[山陽笛] 옛 벗을 생각함을 이름. 晉나라의 向秀가 山陽의 옛집을 지나다 피리 소리에 느낀 바 있어 思舊賦를 지은 고사에서 나온 말.
[○衡] 요동사람으로 공융이 그를 조조에게 천거하였음.
[徐麟] 陳書에 서린의 母 장씨가 오색 구름이 봉이 되어 왼 어깨에 앉는 꿈을 꾸고 서린을 낳았다. 그 뒤에 중 寶誌가 그 이마를 만지며 이는 천상의 石麒麟이라고 하였다. 여기선 남겨진 아이에 대한 비유.
[穿楊] 활 잘 쏘는 것을 이름. 戰國策에 이르길 ‘양유기가 활을 잘 쏘는데 백보 밖에서 버들잎을 쏘아 백발백중하였다’ 하였음.
[蕪沒] 잡초가 우거져 덮임.
◐19. 挽致道 姓名逸壬申(치도의 만사 '성명는 전하지 않음. 임신년.')[7언배율-별집]
| 原本 | 풀이 |
| 屈指庚交有幾人 與君童穉卽情親 曾隨嬉戱爲同隊 未信賢愚是異倫 門派共分提學後 郊居相望柳溪濱 陶琴古寺連床慣 鄕約平蕪○馬頻 聞過自多逢益友 襲薰偏喜接芳隣 泓渟○○涵襟宇 圭玉溫溫蘊席珍 志士每憐成老大 中○何意遽○淪 (此下疑缺) |
손 꼽아 보니 동갑내기 몇이나 있나 그대와 어릴 적부터 정다웠나니 일찍이 장난치며 무리를 이룰적엔 賢과 憂가 다른 무리라 믿지 않았네 문파는 함께 提學의 뒤로 나뉘고 교외의 거처는 서로 바라뵈는 버들 시냇가였지 古寺에서 床 연하며 (도연명의) 거문고 즐김 익숙하였고 들에 함께 말달리며 향약에 자주 갔었지 내 허물 이야기하는 益友을 만나서 좋은 이웃으로 접하며 향기 스미니 너무 좋았지 깊은 웅덩이 고요히 가슴에 잠겼느니 도담스레 쌓인 규옥(致道)은 자리에 보배리 志士는 매번 늙어짐을 애석이 여기나니 어찌하여 병이 들어 그리 급히 가셨는가 (이하는 결이 있는 듯) |
[庚交] 同庚. 동갑의 交友.
[異倫] 무리 륜. 다른 무리.
[平蕪] 잡초 무성한 들.
[提學] 지방의 학사를 통할하던 벼슬.
[○○] 조용한 모양.
[溫溫] 온화한 모양. 혹은 윤택한 모양.
[圭玉] 上圓下方의 옥. 천자가 제후를 봉하는 신표이며 또 제사나 朝聘 때에도 이를 손에 든다.
[老大] 늙어짐.
[沈淪] 零落. 죽음.
◐20. 布帆無恙掛秋風 此下科作(돛을 펴고 근심없이 가을바람에 가다 '이하는 科擧時의 작임.')[7언고시-별집]
| 原本 | 풀이 |
| 歸去來兮胡不歸 荊楚江山佳可遊 山中秋光桂自霰 日夕江湖歸思悠 扁舟長掛一幅練 暮影搖蕩滄江流 江流無恙抱長風 櫓聲雅軋蘆花洲 長安何處日邊遙 短棹滄波歸興幽 年來來作宦遊人 旅食東南萍水浮 佳山佳水去來身 十稔紅塵今白頭 乾坤風雨客味酸 半世功名還可羞 鴻驚天末夜有霜 鯉魚風冷芙蓉愁 荊門烟樹剡溪月 夢入鄕山秋色稠 歸心暗牽舍人興 拂袖可泛吳江舟 休官行色一葦船 水國風烟勞遠眸 檣烏飛起宿霧中 別浦茫茫歸路脩 凉生○末帆影忙 一葉滿載江南秋 遙看山在水雲外 解纜端可窮冥(缺) 閒中詩興望中饒 ○膾蓴羹非我求 名區從此晩計在 宦海浮榮波上○ 傍人休道(缺) 海客無心隨白鷗 |
돌아가자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 형초의 강산 놀기에 아름답나니 산중 가을 빛에 계수나무꽃은 절로 싸라기눈이 되고 江湖의 낮과 밤은 돌아갈 생각에 아득하네 조각배 한폭의 돛 높이 걸고(練은 하얀 베) 저녁 그림자 흔들며 강으로 흘러라 강에 흐르며 근심없이 긴 바람 안았으니 노화주가에 노 젖는 소리 삐걱 삐걱- 장안이 어디메요 日邊(대궐)이야 아슬한데 잛은 노 푸른 물결 돌아가는 흥이 그윽해라 년내에 와서는 벼슬길 다니나니 동남의 떠돌이 살이 물에 뜬 마름일레라 아름다운 산과 물 오가던 이 몸이 십년의 홍진 속에 이젠 백발이 되었구나 천지의 비 바람에 객지 맛이 스산하니 반평생 功名일랑 도리어 부끄러워라 하늘 끝 밤서리에 기러긴 놀래이고 이어풍 서늘하여 부용은 시름겹네 형문의 烟樹는 섬계의 달이라 꿈에 고향 산천 보오니 가을색이 짙구나 돌아갈 마음 은근히 舍人의 흥을 끄니 소매 떨치고 吳江에 배 띠울만 하리 벼슬 없는 행색에 一葦船 타고서 水國의 바람과 연기 멀리 바라보기도 피로해라 돛대의 까마긴 묵은 안개 중에 날아가고 別浦는 아득아득 갈길은 멀기도 해라 마름 끝에 서늘 바람 이니 돛 그림자 빨라지고 一葉片舟에 江南의 가을 가득히 실었고야 멀리 보니 물 구름 밖에 산이 있어 닻줄을 풀면 마침(端) 깊은 곳에 이르리 한가한 시흥에 望中이 넉넉하니 농어회 순나물국 내 구하는 것 아니네 이름난 땅에 이제부터 晩年의 계획 있으리니 宦海의 뜬 영화는 물결 위에 거품일레 그댄 이르지 마오려 海客이라 무심히 백구를 따르나니 |
[日邊] 대궐 부근.
[宦遊] 관리가 되어 타향에서 지냄.
[鯉魚風] 음력 9월의 철바람. 가을 바람.
[荊門] 가시나무 문.
[烟樹] 아지랑이 또는 안개가 끼어 흐릿하게 보이는 나무.
[舍人] 한 집안의 잡무를 맡은 사람.
[一葦船] 작은 배.
[宦海] 관리의 사회. 官場.
◐21. 老病有孤舟 辛酉榜弟五名(병든 늙은이에게 외로운 배가 있어 '신유방에 다섯번째.')[7언고시-별집]
| 原本 | 풀이 |
| 茫茫宇宙此生涯 日月不爲畸人留 居然老病忽相催 萬事人間成謬悠 還丹已誤麓門期 一劒未倚○○秋 行裝何處任漂泊 蓬轉萬里惟孤舟 天涯去住倚一棹 一棹滿載千斛愁 窮愁何耐抵死苦 爲國一念無時休 風塵兵甲滿天地 料理百計堪白頭 平生勳業鏡中失 久矣夢斷伊與周 藜羹尙有肉食慮 獨夜壯氣橫斗牛 誰敎○力整乾坤 不許寸誠陳冕旒 徘徊○○誰與依 江湖浩渺隨白鷗 流離遷次影伴身 巫峽旅帆瀟湘遊 衷情掩抑訴無處 惟有白日臨衾○ 飄零死生隔弟兄 金玉札翰違朋○ 蒼梧帝舜○敷○ 楚魂湘水吟夷猶 停橈蜀魂起再拜 止棹北辰瞻天○ 衰容誰念廓無歸 一物獨荷皇恩優 姓名休道舊拾遺 憔悴○(缺)漁人羞 誰云鼎○調元手 却把短棹還滄洲 孤舟盡日渡口橫 濟川不被商家收 江邊芳杜聊采采 延佇日夕憑○樓 美人持贈杳雲端 哀涕一任懸雙眸 乘○緬懷魯聖志 有言不行應有由 |
망망한 우주에 이 생애 일월은 畸人 위해 머물지 않고 어느덧 늙음과 병은 문득 서로 재촉하나니 인간 萬事가 아득만 하여이다 丹으로 돌아가려해도 녹문의 기약 이미 툴렸고 한 자루 칼로써 공동산의 가을도 의지하지 못하였네 행장은 어느 곳인지 방랑에 맡기우고 떠도는 쑥잎 신세 만리에 외로운 배로써 하늘 끝의 去住을 노 하나에 기대니 노 하나에 천곡의 시름이 가득 하고야 곤궁한 근심에 죽도록 괴로워 어찌 견디리 나라 위한 일념은 쉬는 적 없나니 風塵에 병란이 천지에 가득하여 온갖 계획 세우느라 머리 모두 희었고 평생의 勳業은 거울 속에 잃으니(늙음이 거울에 비쳐짐을 이름) 伊尹 周公의 꿈이 끊어진지 오래네 명아주국 신세로서 오히려 고관의 걱정을 하나니 밤에 홀로 장한 기운 斗牛星을 비끼네 누가 작은 힘으로 건곤을 바로잡으라 시켰던가 조그만 정성이라도 임금께 아뢸 길 없고나 배회하며 머뭇거리니 뉘와 더불어 의지할까 넓고 아슬한 江湖에 흰 갈매기나 따를꺼나 流離와 방랑에 그림자 짝하여 巫峽의 나그네 돛되어 소상강에 노닐꺼나 충정은 억눌려 호소할 곳 없나니 오직 白日이 있어 衾枕에 비추이네 아우와 형은 흩어지어 生死가 막히었고 벗들의 금옥같은 편지도 어긋났나니 창오산 순임금께 무릎 꿇어 옷깃 펴고 소상강의 楚魂을 읊은며 주저하네 두견(蜀魂)이 소리에 노 멈추어 두번 절하고 (노 멈춘채) 하늘가에 북두성 보나이다 휑하니廓 돌아갈 곳도 없는데 쇠한 얼굴 누가 기억하리 한 목숨 유독 임금의 큰 은혜을 입었나니 옛 拾遺(벼슬)과 이름일랑 묻지 마오려 초췌한 모습 부질없이 어부에게 부끄럽나니 누가 이르리 조정의 으뜸 손이 도리어 짧은 노를 쥐고 창주로 돌아왔다고 외론 배는 종일토록 나루터에 비끼었고 내 건너 은나라에 걷우어지지 않네.(등용되지 않음) 강변에 芳杜(향초) 애오라지 캐고 캐어서 타루에 기대어 아침 저녁으로 우두커니 섰나니 미인에게 전하려해도 구름 끝이 아득하여 쇠잔한 눈물 두 눈동자에 맺었네라 뗏목을 타려했던 공자의 뜻을 생각하니 말만 하고 못 행한 것 응당 까닭이 있네 |
[畸人] 畸는 고독을 뜻함. 장자에 ‘畸人者畸於人而○於天....’.
[謬悠] 텅비고 멂. 혹은 荒唐無稽함.
[鹿問期] 後漢 양양 방덕공이 그 처와 함께 鹿門山에 숨고 세상에 나오지 아니하였음. 丹은 仙家의 鍊丹임.
[○○] 감숙성에 있는 산 이름. 칼을 들고 고동산을 지키지도 못한다는 뜻.
[蓬轉] 뿌리 뽑힌 쑥이 바람에 굴러다님. 사람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님의 비유.
[伊尹] 은의 재상. 탕왕을 도와 걸을 쳐서 탕왕이 천하를 통일하게 하였음.
[周公] 周 무왕의 동생. 무왕을 도와 은의 주왕을 쳐서 周왕조을 세우고 무왕이 죽은 뒤 섭정하면서 관숙, 채숙의 반란을 평정하여 왕실의 기초를 다졌으며 제도와 예악을 정하였음. 공자가 성인이로 받드는 이로 공자가 꿈에 주공을 뵈었다 함에 비유.
[掩抑] 막음. 가림. 억누름. 혹은 마음이 울적한 모양.
[肉食慮] 肉食은 후록을 받는 사람. 곧 대부 이상의 벼슬아치. 몸은 비록 藜羹을 먹는 야인이지만 나라를 걱정한다는 뜻.
[冕旒] 면류관. 앞뒤의 끈에 꿰어 늘어뜨린 주옥. 천자는 열두 줄. 제후는 아홉 줄. 상대부는 일곱 줄. 하대부는 다섯 줄임. 여기서는 임금의 비유.
[夷猶] 망설이는 모양. 주저하는 모양.
[拾遺] 벼슬 이름. 두보가 일찍이 십유벼슬을 지냈기 때문.
[鼎○] 솥과 가마솥. 재상의 지위에 비유. 調元手란 말과 함께 서경에 조정의 정치를 요리에 비유한대서 유래.
[濟川商家] 은고종이 열명에게 ‘若濟川用汝作舟楫’라 하였음. 내가 川를 건널때 너는 노가 되라는 뜻은 곧 신하가 되어 등용된음 이름.
[○樓] 키를 잡는 船室의 다락.
[乘○] 논어에 ‘道不行 乘○浮于海....’.
◐22. 小風波處便爲家 集仙仙客問生涯,買得漁舟度歲華,案有黃庭尊有酒,少風波處便爲家(風波 적은 곳을 곧 집으로 삼다 '집선의 선객에게 생애를 물었더니 고깃배 사서 세월을 보낸다 하네. 책상에는 황정경있고 술잔에는 술이 있나니. 풍파 적은 곳을 곧 집으로 삼다.')[7언고시-별집]
| 原本 | 풀이 |
| 江天杳杳江日遲 江流鏡淨無纖瑕 孤舟身世別甲子 水國處處皆吾家 黃庭一部酒一尊 適我所適經年華 朱衣聯璧白鷗驚 面是故人相矜嗟 仙凡相去風馬牛 子從何處來歸些 云余俱是集賢士 手捧象笏頭烏紗 含香日○玉皇前 天語咫尺殊恩加 君胡爲乎寂寞濱 時遇大行猶龍蛇 悠然不答莞爾笑 引取瓦○斟流霞 流霞斟罷意更閒 詩中字字皆天○ 塵○局束釣船寬 莫以有涯窮無涯 薪窮火傳醉夢○ 灰寒金鼎餘丹砂 危如蹈刃險陟山 後車不復懲前車 君胡爲乎膏火中 角上蠻觸徒紛○ 飛廉○威息纖○ 馮夷窟宅恬無譁 來無所戀去無逐 暮泊淸渭朝三巴 津無所問○不泣 千里誰遣毫釐差 金波安處○明月 錦浪靜時隨桃花 隨身琴酒共一○ 物外伴侶惟魚鰕 功名富貴是何物 千駟萬鍾君莫誇 此身縱榮此心病 ○髮不禁吹○사 何如天外樂天放 閱盡世界沙復沙 須臾酒盡忽回棹 水鳥依依山日斜 天長水闊不知處 鶴上之仙非子耶 |
江天 아득아득 강 해는 더딘데 강물은 거울같이 맑아 조그만 티끌조차 없고나 외로운 배 신세 甲子도 이별하니 水國의 곳곳이 모두 내 집이네 황정경 한 부에 술 한동이라 내 가고 싶은 곳 다니며 세월을 보내여라 朱衣의 聯璧에 백구가 돌래고 얼굴보니 故人이라 서로 嗟歎하네 仙人과 凡人이 風馬牛처럼 서로 떨어져 있는데 그대는 어느 곳으로 부터 여기에 이르렀는가 나를 이르길 모두들(俱) 집현전 학사로 손에는 상홀 들고 머리엔 오사모 쓰며 향 머금고 날마다 玉皇前에 나아가 天語 지척에서 특별한 은총을 받았다 하더이다 그대는 어찌하여 적막한 물가에 大行할 때를 만나 오히려 龍蛇가 되셨는지요 유연히 대답않고 빙그레 웃으며 항아리 끌어안고 流霞酒 부어 마시네 유하주 마시고 나니 뜻이야 다시 한가하여 시 속에 글자글자 모두가 천파로다 塵世는 자유롭지 못하지만 낚싯밴 널직하니 有涯(유한한 삶)로써 無涯를 다하라 마르시길 섶이 다하면 불이 전하여 취한 꿈이 달더니 재 식은 금솥엔 丹砂만 남았네 위태롭게 칼날 밟듯 험하게 산을 오르니 앞수레의 懲戒를 뒷수레가 따르지 못해라 그대 어찌 膏火 속에 蝸角 위의 만과 촉의 다툼 되었나. (다만徒) 飛廉이 위엄 거두고 섬광이 그치니 馮夷의 굴집은 고요하여 시끄러움 없네 그리운 바 없이 오고 쫓던 바 없이 가니 저녁엔 맑은 渭水 아침엔 三巴 나루를 물을 까닭 없고 갈림길에서도 아니 우니 천리길에 조금의 차이라도 누가 남기우리 金波(달빛) 편안한 곳에 明月이 쫓고 錦浪 고요할 때에 桃花가 따르네 몸에 딸린 거문고랑 술을 거룻배에 함께 실었나니 物外의 짝일랑 고기와 새우 뿐 功名과 부귀- 이게 무엇인고 천수레(千駟馬) 만녹봉(萬鍾祿)도 그대 자랑 마오려 이 몸이야 비록 영화롭다지만 이 마음은 병들었나니 머리칼, 귀밑머리 바람에 헝클어짐을 금하지 못해라 天外의 자연스런 삶의 즐거움 어떠한지 (나는) 온 세상 다 겪고나니 모래에다 다시 모래네 잠깐새 술이 다하여 문득 노를 돌리니 물새는 아른아른 산 해에 비끼었네 하늘은 깊고 물은 넓어 어느 곳인지 모르나니 학을 탄 신선이 그대가 아니신지 |
[聯璧] 한 쌍의 옥. 두 사물이 나란히 아름다운 것의 비유. 혹은 서로 친밀하게 지내는 뛰어나게 훌륭한 두 사람.
[風馬牛] 구애하는 소나 말의 암컷과 수컷이 서로 찾아도 이를 수 없다는 뜻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이름.
[龍蛇] 비상한 인물. 혹은 은퇴하여 明哲保身함.
[莞爾] 빙그레 웃는 모양.
[流霞酒] 신선이 마시는 술.
[天○] ○는 華를 뜻함.
[局束] 구속되어 자유롭지 못함.
[前車] 前車覆後車戒 앞차가 엎어진 것을 보고 두차가 경계하여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뜻으로, 전인의 실패를 보고 후인은 이를 경계로 삶는다는 뜻.
[膏火] 膏火自煎 촛불은 스스로 소멸함. 재주나 재산 때문에 스스로 화를 입게 됨을 비유. 장자에 ‘山木自寇也 膏火自煎也’.
[蠻觸] 장자에 달팽이 왼쪽 뿔에 만씨, 오른쪽에 촉씨가 있어 서로 타투었다는 이야기. 하찮은 일로 서로 싸움을 비유함.
[紛拏] 서로 엉클엊 때리고 침.
[飛廉] 바람을 맡은 신.
[纖○] 섬은 가는 비단. 광은 솜.
[毫釐] 자 눈 또는 저울 눈의 毫(1釐의 10의 1)와 釐(分의 10의 1). 전하여 아주 짧은 거리나 극히 적은 분량.
[馮夷] 풍이. 河神의 이름.
[天放] 자연 그대로임. 人爲를 가하지 아니함.
◐23. 聖恩歌答江湖白鷗(성은가에 답하는 강호의 백구)[7언고시-별집]
| 原本 | 풀이 |
| 畵省夜聽蓬瀛水 手○薇花拜靈脩 鷄聲曉催紫雲闕 鶴影秋孤明月洲 涓埃未報雨露恩 一約猶遲方外求 人間幸逢聖明主 十年松江違白鷗 奔忙羈跡陌頭塵 浩蕩前期沙上秋 唐虞日月卽我朝 玉節江東淸發謳 寒湖鳥語曉送誠 急流中人遲退休 猩袍日晩學士班 鷺夢雲空漁父舟 平沙十里雨霽後 回笑三秋蓼月幽 江湖淸趣我豈無 只緣天庭恩禮優 微臣縱之一字補 聖恩看同夔契○ 邦謨珍重納言地 是以東華吾久留 歸來一計泛泛計 庶待邦家餘債酬 |
화성의 밤중에 봉영의 물소리 듣나니 紫微花(백일홍) 뽑아들고 임금께 절하고야 자운궐에 닭 울음 새벽을 재촉하고 명월주의 학 그림자 가을에 외롭고나 雨露의 은택은 먼지나 물방울 만큼도 갚지 못하니 方外에서 만나자고 한 약속 아직도 드디네 인간에 다행이 성군을 만나지어 십년동안 松江의 백구와 어긋났고나 장안의 먼지 속에 분망한 나그네 자취 호탕했던 예전 기약은 모래 위에 가을이네 요순의 日月이 바로 우리 조정 玉節이 江東에 이르니 맑은 노래 일어나네 찬 호숫가에 새도 전송하는 정성을 알고(曉) 급류 속에 있으며 辭職이 더디다 하네 성포입은 학사의 반열에 해가 저물고 백로 꿈꾸는 雲空에 어부의 배리로다 평평한 십리 모랫가에 비갠 후 三秋에 蓼月의 그윽함이 도리어 우습고나 강호의 맑은 흥취 난들 어찌 없겠냐만 단지 天庭의 恩禮가 두덥기 때문이네 보잘것 없는 신하 비록 一字 도움도 없지만 聖上께오선 기와 설 같은 이로 보시네 나라 살림 꾀하는 진중한 納言의 처지라 이렇기에 나는 東華에 오래 머무나니 돌아가 강호에 떠다닐 계획은 바라건대 나라에 남은 빚 다 갚는 걸 기다려서.... |
[畵省] 尙書省(재상의 관서). 胡粉으로 벽에 고현, 열사의 초상을 그렸으므로 이름.
[蓬瀛] 蓬萊와 瀛洲를 이름. 여기에선 玉堂을 말함.
[靈脩] 신명이 멀리 나타나는 일. 혹은 임금의 별칭.
[涓埃] 물방울과 먼지. 전하여 극히 작은 것을 이름.
[方外] 세속을 초월한 세계. 혹은 지경 밖. 秦나라 安期生(方士, 도가에서는 해상의 신선이라고 일컬음)이 벼슬을 마다하고 훗날 방외에서 서로 만나자 하였음.
[玉節] 使節의 符節을 이름.
[退休] 사직함.
[蓼月] 여뀌에 비친 달빛.
[夔契] 堯 시대의 기와 설을 이름.
[納言] 순임금 때에 임금의 말을 백성에게 전하고, 백성의 말을 임금에게 아뢰어 상하의 정을 소통시키던 벼슬.
[猩袍] 붉은 빛깔의 도포. 홍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