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TOP]
延日(迎日,烏川)鄭씨 감무공파(監務公派) 11대손, 金提公派 3대손, 청사공파(菁莎公派)의 시조
◐요약 [TOP]
▣생몰연도 : 1518∼1572
정소의 본관은 연일이고 자가 중함(仲涵), 호는 청사(菁莎)이다. 그는 부원군 유침(惟沈)의 4남 3녀 중 2남으로 태어났다. 고조는 병조판서를, 증조는 김제군수를 지냈으며 조부와 부친은 관직에 오르지 못하다가 맏누이가 인종의 귀인이 되면서 조부는 건원릉참봉에, 부친은 돈녕부판관에 음보되었다. 청사의 집은 대대로 청백리의 가풍을 이어왔다. 특히 부친 유침은 효행과 우애로 이름이 났으며, 모친도 효행이 지극하여 외조부가 늘 칭찬하기를 "내 딸의 효행은 열 아들 못지 않다."고 하였다.
{연일정씨청사공세보}에 따르면 정소는 남문 밖 지막동(止幕洞：저전동)에 거주했으며, 집을 청사헌이라 하였고 백성들은 그 주변을 청사평이라 했다. 그런데 집이 시장에 가까운 것이 싫어 율촌 휴암산에 집을 짓고 공부했으며, 그때 저술한 책을 {휴암집}이라 했다.
일찍이 모재 김안국 문하에서 공부했으며 18세에 사마양시에 합격하였고, 조대성 안전 등과도 형제처럼 지냈다. 그의 묘지명에 따르면 어려서 효성이 지극해 7세 때 이웃 노인이 준 오얏을 먹지 않고 부모님께 먼저 드렸으며, 부모님이 다시 주면 형에게 양보했고, 부모님이 병이 들면 허리띠를 풀지 않고 주야로 간호를 지극히 했다. 공의 성품은 따뜻하고 어질었으며 마음이 맑고 검소했다. 이익이나 세력을 따르지 않고 염치를 숭상하고 탕한 것은 천히 여겼다. 또 행동에 법이 있었고 언어에 절도가 있었으며 추운 겨울이나 무더운 여름에도 종일 방 안에 단정히 앉아 있었으며, 질병이 아니면 눕는 일이 없었다.
을사사화 이후 벼슬길을 버리고 바닷가에 은거하며 산수를 즐겼다. 만년에는 청사정사를 짓고 산수를 벗하며 소요하였다. 소라포 달래도에서 밭을 갈고 마늘을 심고 고기를 잡으며 은둔하다가 세상을 마치니 승평사은이라 했다. 1572년(선조 5) 55세로 죽으니 후진들이 그의 학덕을 추모하여 구곡수(九曲水)에 사당을 짓고 곡수서원(청사서원)이라 하였다. 여기에는 정소와 조대성이 함께 배향되어 있어 지방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되었다.
◐정소의 작품 [TOP]
"매곡집"에 실린 정소의 작품은 모두 5편으로 그 가운데 몇 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유거음이절]
거문고, 바둑, 서적, 그리고 책상 (琴棋書後榻)
꽃, 대나무, 비, 또는 숲 (花竹雨餘林)
알아볼 사람 적다 말하지 마소 (莫道知人少)
우리들은 벌써 마음속에 간직했네 (五徒己許心)
아침, 저녁으로 사립문 열고 닫는데 (開閉暮朝扉)
닭, 개들은 모두 살졌다 (鷄尨摠自肥)
성현의 오랜 역사 (聖賢千古史)
책상에 놓여 있는 가르침이 희미하게 들린다 (在案訓謨微)
[여우념운공부(與友拈韻共賦)]
남쪽 고을 끝 마을이 우리나라 동쪽이니 (南州闕里道吾東)
마음을 보존하고 성품을 기를 수 있는 진정한 기틀이 이 속에 있네 (存養眞機自在中)
표주박의 굶주림도 견디면서 그런대로 물을 좋아하며 지내니 (飄可堪飢聊樂水)
옥을 조각하려거든 반드시 옥공을 기다리리라 (玉能雕琢必須工)
배우고 또 때로 익히는 것이 군자요 (學而時習之君子)
나이가 가장 높아 취옹이라 말했다네 (年又最高曰醉翁)
늦은 봄 서쪽 동산에 꽃이 좋아 (春晩西園花事好)
봄이 익어가는 기운을 친구들과 함께 하네 (太和元氣與人同)
[여매곡동숙초당창(與梅谷同宿艸堂唱)]
흰 패 푸른 적삼은 전날 밤 꿈이요 (白牌靑衫前夜夢)
강, 갈매기, 들, 백로는 늦은 나이의 맹세인가 (江鷗野鷺暮年盟)
허물없이 나무 짐 지고 고기 잡으며 살아왔는데 (忘形雜處漁樵伴)
혹시 사은이라 전해질까 걱정이다 (或恐播傳四隱名)
[월야동구암급제익동주범해(月夜同龜岩及諸益同舟泛海)]
사람은 거울 속에 들어 있는 것 같고 (人如臨寶鏡)
배는 푸른 하늘에 앉은 것 같네 (船似坐靑天)
영주로 가는 길을 물어 (欲問瀛洲路)
훨훨 신선 되어 날아가고 싶다 (飄飄羽化仙)
위의 내용은 배숙과 함께 묵으면서 시를 짓고 서로 나누어 주고받은 것이다. 자연에 묻혀 성현의 말씀을 익히고, 청빈 가운데서도 자연과 어울려 인격을 닦으며 사는 즐거움이 세속에 알려질까 걱정하는 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매화의 고고함과 매곡당의 높은 뜻을 노래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달밤에 구암 이정을 비롯하여 친구들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에서 즐기는 심정을 읊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