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은집

圃隱集第1券 [118]

홍무정사 봉사일본작

水國春光動 수국에 봄빛이 온통 몰려 오는데, 天涯客未行 하늘끝 나구네는 가지 못하네 草連千里綠 풀은 천리에 걸쳐 푸르고 月共兩鄕明 달은 두 고을을 함께 밝히네. 遊說黃金盡 유세하려해도 황금은 다 떨어지고, 思鄕白髮生 고향생각에 흰머리가 생겨나누나 男兒四方志 남아가 사방에 뜻을 두는 것은, 不獨爲功名 공명 때문만은 아니라네. 平生南與北 한평생 여기저기 다녀보지만, 心事傳蹉? 심사는 갈수록 어그러지가만 하네. 故國海西岸 고국은 바다 서쪽편에 있는데, 孤舟天一涯 외론 배로 하늘 한 끝에 와 있네. 梅窓春色旱 매화 피는 창앞이라 봄빛이 이르고, 板屋雨聲多 판자집이라 비소리만 요란하구나. 獨坐消長日 홀로 앉아 긴 날을 소일하면서, 那甚苦憶家 집이 그리워 괴로우니 어찌 견딜까?

[註釋]

위 시는 우왕 3년(1377)에 일본에 사신가서 지은 시로 11수 연작시 가운데 두 수이다. 첫째 수에서는 처음부터 서글픈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즉 일본에도 봄빛이 온통 몰려오니 객지에 나와있는 나그네는 고향생각이 간절하다는 것이다. 3,4,5,6 구절은 이러한 심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해 내고 있는데, 이 시의 묘처는 끝마무리를 잘 한데 이TEk. 즉 처음부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얘기하다 끝부분에 와서는 남아가 사방에 뜻을 두게 되는 것은 공명 때문만은 아니라 하면서, 결국 자신은 나라를 위해 이곳에 오게 되었나는 것이다. 이시는 자신의 감개를 잘 표현한 시라 할 수 있겠다.
둘째 수도 思鄕을 드러낸 시로, 허균은 『성수시화』에서 ‘梅窓春色旱, 板屋雨聲多’에 대해 ‘翩翩豪擧’하다고 하였는데, ‘翩翩豪擧’라는 말은 자신의 뭉클한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는 말이다. 즉 위 시에서 작자 자신은 처음부터 자신의 뜻은 큰 데 외적 상황은 갈수록 어긋나기만 한다고 하여 넋두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 5,6 구에서 이러한 자신의 고독한 심정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즉 매회 피는 창앞이라 봄빛이 일찍 찾아와 고향생각이 간절하게 나는 데, 판자집이라서 그런지 비오는 소리는 더욱 요란스럽다는 것이다. 위 구절에서도 ‘梅窓’과 ‘春色旱’이 ‘板屋’과 ‘雨聲多’가 서로 긴밀한 연관을 가지면서 편편호거한 구체적 분위기 설정을 잘 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혼자 앉아서 긴긴 날을 소일하면서, 집이 그리워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洪武丁巳奉使日本作 (11首)

海島千年郡邑開承○到此久徘徊 해도천년군읍개 승부도차구배회 山僧每爲求詩至地主時能送酒來 산승매위구시지 지주시능송주래 却喜人情猶可賴休將物色共相猜 각희인정유가뢰 휴장물색공상시 殊方孰謂無佳興日借肩輿訪早梅 수방숙위무가흥 일차견여방조매

僑居寂寞閱年華苒苒窓○日影過 교거적막열년화 염염창롱일영과 每向春風爲客遠始知豪氣誤人多 매향춘풍위객원 시지호기오인다 桃紅李白愁中艶地下天高醉裏歌 도홍이백수중염 지하천고취리가 報國無功身已病不如歸去老烟波 보국무공신이병 불여귀거로인파

水國春光動天涯客未行 수국춘광동 천애객미행 草連千里綠月共兩鄕明 초련천리록 월공량향명 遊說黃金盡思歸白髮生 유세황금진 사귀백발생 男兒四方志不獨爲功名 남아사방지 부독위공명

平生南與北心事轉蹉○ 평생남여북 심사전차타 故國海西岸孤舟天一涯 고국해서안 고주천일애 梅窓春色早板屋雨聲多 매창춘색조 판옥우성다 獨坐消長日那堪苦憶家 독좌소장일 나감고억가

夢繞鷄林舊弊廬年年何事未歸歟 몽요계림구폐려 연년하사미귀여 半生苦被浮名縛萬里還同異俗居 반생고피부명박 만리환동이속거 海近有魚供旅食天長無○寄鄕書 해근유어공려식 천장무안기향서 舟回乞得梅花去種向溪南看影疎 주회걸득매화거 종향계남간영소

弊盡貂○志未伸羞將寸舌比蘇秦 폐진초구지미신 수장촌설비소진 張騫○上天連海徐福祠前草自春 장건사상천련해 서복사전초자춘 眼爲感時垂泣易身因許國遠遊頻 안위감시수읍이 신인허국원유빈 故園手種新楊柳應向東風待主人 고원수종신양류 응향동풍대주인

山川井邑古今同地近扶桑曉日紅 산천정읍고금동 지근부상효일홍 但道神仙居海上誰知民社在天東 단도신선거해상 수지민사재천동 斑衣想自秦童化染齒曾將越俗通 반의상자진동화 염치증장월속통 回首三韓應不遠千年箕子有遺風 회수삼한응불원 천년기자유유풍

客子年來已遠遊又尋風俗海東頭 객자년래이원유 우심풍속해동두 行人脫履邀尊長志士磨刀報世○ 행인탈리료존장 지사마도보세수 藥圃雪深新綠嫩梅村月上暗香浮 약포설심신록눈 매촌월상암향부 自知信美非吾土何日言歸放葉舟 자지신미비오토 하일언귀방엽주

故國無消息經冬又見春 고국무소식 경동우견춘 只應千里月分照兩鄕人 지응천리월 분조량향인 句帶梅花淡愁連草色新 구대매화담 수련초색신 此行眞不意却訝夢中身 차행진불의 각아몽중신

今日知何日春風動客衣 금일지하일 춘풍동객의 人浮千里遠 ○過故山飛 인부천리원 안과고산비 許國寸心苦感時雙淚揮 허국촌심고 감시쌍루휘 登樓莫回首芳草正菲菲 등루막회수 방초정비비

奉使遊桑域從人問土風 (봉사유상역 종인문토풍)
染牙方是貴脫履始爲恭 (염아방시귀 탈리시위공)
柳入新年綠花如故國紅 (유입신년록 화여고국홍)
客居殊寂寞喜聽足音○ (객거수적막 희청족음공)

연일정씨홈페이지 www.yuniljung.com